[취재수첩] 창업농에게 필요한 숫자경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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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센터를 수료하면 당연히 정책자금을 받을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자금 신청에 필요한 사업계획서를 쓰는 것부터 만만치 않더라고요."
이들은 모두 농림축산식품부의 '스마트팜 청년창업보육센터(이하 보육센터)' 수료생.
보육센터는 창농 진입장벽을 낮추고 스마트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자 2018년 농식품부가 시작한 사업이다.
보육센터 교육생 대상 설문 결과를 분석한 논문 '스마트팜 청년 창업농의 교육 요구 분석'에 따르면 창농 애로사항 1위는 경영자금 확보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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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센터를 수료하면 당연히 정책자금을 받을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자금 신청에 필요한 사업계획서를 쓰는 것부터 만만치 않더라고요.”
최근 원예 스마트팜을 세운 창업농 세명에게서 공통적으로 들은 이야기다. 이들은 모두 농림축산식품부의 ‘스마트팜 청년창업보육센터(이하 보육센터)’ 수료생. 직장을 그만두고 스마트팜에 뛰어든 까닭은 ‘평생직업을 갖고 싶어서’ ‘내가 주도하는 사업을 하고 싶어서’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해서’ 등 다양하다.
이 가운데에서도 보육센터의 존재는 이들이 농업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다. 보육센터는 창농 진입장벽을 낮추고 스마트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자 2018년 농식품부가 시작한 사업이다. 연간 200여명을 선발해 80억원(2023년 기준)을 들여 20개월 동안 스마트팜 기초이론부터 경영실습까지 각종 지원을 제공한다. 가장 매력적인 특징은 ‘정책자금 신청자격 부여’다.
보육센터는 이름처럼 스타트업 업계의 ‘인큐베이터’와 유사하다. 인큐베이터는 초기 창업자를 일정 기간 지원·관리해 산업 생태계에서 자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이다. 사무실을 마련해주거나 창업자금, 비즈니스 스킬 훈련, 전문적인 네트워킹 등을 제공한다.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을 졸업한 기업의 87%가 5년 후에도 여전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미국 비즈니스 인큐베이션 협회의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농업계 인큐베이팅을 경험한 보육센터 수료생들은 정작 수료 직후부터 창업 장벽을 실감한다. 보육센터 교육생 대상 설문 결과를 분석한 논문 ‘스마트팜 청년 창업농의 교육 요구 분석’에 따르면 창농 애로사항 1위는 경영자금 확보로 나타났다. 보육센터가 해야 할 교육의 우선순위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비농가 출신은 대부분 재배관리를 선택했지만 농가 출신은 재배관리와 재무관리를 꼽았다. 농민의 기본 역량인 재배기술을 배우는 단계를 넘어서면 결국 ‘돈’이라는 장애물에 부딪힌다는 의미다.
스마트팜을 세운 창업농에게도 ‘숫자 경영’의 눈이 필요하다. 특히 초기 시설투자에 막대한 규모의 정책자금을 빌린 창업농이라면 재무관리 역량은 필수다. 정책자금을 취급하는 NH농협은행은 자체적으로 ‘농업금융컨설팅’ 서비스를 마련해 정책자금을 받을 창업농에게 자금 신청, 각종 재무관리, 향후 상환계획 등을 지원한다. 농학·경영학 박사 출신의 컨설턴트들이 돕기 때문에 만족도도 높다. 창업농의 농업 진입장벽을 허물기 위해선 제도적인 벤치마킹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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