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싸는 엘앤에프·포스코DX…힘 빠지는 코스닥시장

조해영 2023. 8. 30. 04: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상장을 결정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4위 기업인 엘앤에프는 지난 28일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상장을 추진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상장한 기업은 2021년 2곳, 2022년 1곳이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벌써 3곳(에스케이오션플랜트·비에이치·나이스평가정보)이 옮겨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상장을 결정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외국인·기관 투자에 대한 기대감과 공매도 ‘타깃’이 되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가 골고루 작용한 결과인데, 주요 기업의 이탈로 코스닥시장의 활기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4위 기업인 엘앤에프는 지난 28일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상장을 추진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코스닥시장 시총 5위 기업인 포스코디엑스(DX) 역시 지난 23일 이전상장을 공식화하고, 이를 위한 주주총회를 10월5일 개최할 예정이다. 코스닥시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상장한 기업은 2021년 2곳, 2022년 1곳이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벌써 3곳(에스케이오션플랜트·비에이치·나이스평가정보)이 옮겨갔다.

기업들이 코스닥시장에서 짐을 싸는 이유는 다양하다. 기업 이미지 개선과 함께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투자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주요 이유 중 하나다. 최근 들어서는 공매도에서 벗어나려는 목적도 있다. 지난 2021년 5월 재개된 공매도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에 포함되는 종목에 한해서만 허용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비교적 대형기업이라 코스닥150 지수에 들어가지만,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겨 가면 코스피200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이전상장 결정을 발표한 엘앤에프와 포스코디엑스 모두 코스닥시장의 공매도 수량 상위 기업이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에서 벗어나 몸값을 제대로 인정받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이전상장 소식은 해당 기업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018년 낸 보고서에서 “이전상장 결정일과 승인일 전후로 유의미한 양(+)의 초과수익률이 관찰됐다”며 “투자자들은 이전상장을 통해 저평가 해소와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전상장 이후 주가의 흐름이 내내 우상향을 그리는 것은 아니다. 2021년 이전상장한 엠씨넥스와 피아이(PI)첨단소재는 이전상장 이후 1년 동안 주가가 30% 넘게 하락했다.

시장 활성화 대책에도 꾸준히 이탈이 발생하면서 코스닥시장은 난감한 상황이 됐다. 대표적으로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1월 코스닥시장 기피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우량 기업을 선별하는 ‘글로벌 세그먼트’ 제도를 도입했다. 1500개가 넘는 다양한 기업이 코스닥시장으로 묶이면서 우량기업이 저평가되는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였다. 시가총액, 재무건전성, 지배구조 등을 기준으로 50개 기업을 뽑아 관련 지수와 상품을 개발했지만, 글로벌 세그먼트에 선정된 기업 가운데서도 이전상장 사례(나이스평가정보)가 나오면서 힘이 빠지는 모습이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는 “이전상장 유인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기업 지원을 강화하는 글로벌 세그먼트 제도를 만들었는데, 공매도 등의 제도적 문제와 맞물리면서 (이전상장이 늘어나는) 상황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닥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