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율성 기념 사업’ 한다고 광주 전남 공무원들 해외출장 53회
광주와 전남의 공무원들이 2010년부터 ‘정율성 기념 사업’을 명목으로 9년간 최소 53회 해외 출장을 간 것으로 확인됐다. 정율성이 태어나고 자란 광주시(16회), 화순군(12회), 광주시 남구·동구 등의 지자체가 정율성 사업 명목으로 주로 중국에 다녀왔다. 2012년 9월엔 정율성을 활용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겠다며 광주·전남 공무원 등 17명이 단체로 중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정율성 관련 출장 중에는 진시황릉 등의 관광지 방문을 포함해 외유성 일정도 많았다고 한다.
화순군 방문단은 출장 보고서에서 “정율성 같은 훌륭한 분이 우리 학생 중에서 나왔으면”, “정율성 선생에 대해 중국이 우리보다 잘 아는 것이 부끄럽다”고 쓰기도 했다. 6·25전쟁 당시 중공군, 북한 인민군과 함께 서울까지 내려와 대한민국 적화통일의 응원대장을 했던 사람을 이처럼 떠받드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정율성 공원에 국민 세금 48억원을 쓴다는 것도 문제인데, 정율성 기념 사업을 빌미로 이렇게 많이 해외 출장까지 갔다니 납득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일부 5·18 단체들까지 정율성 공원 반대에 나섰다. 정부가 인증하는 공법단체인 5·18 민주화운동부상자회와 5·18 민주화운동공로자회는 4·19 단체와 함께 반대 성명을 냈다. 이들은 “정율성은 대한민국을 피로 물들인 북·중군의 발걸음을 힘차게 북돋워 준 행진곡을 작곡한 북조선 노동당 당원”이라며 “(광주시는)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하는 일을 벌이지 말라”고 했다. 5·18 단체들은 6·25 참전유공자회, 고엽제전우회 등 보훈 단체들과도 함께 집회를 갖고 공원 건립 중단을 요구한다. 광주시장은 5·18 단체들의 반대를 폄하하지 말고 그 뜻을 잘 살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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