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린 사람 1인당 빚, 서울·경기·세종 1억원 돌파
청년·저소득층서 가파른 증가세
2030 빚 4년 전보다 20.4% 급증
서울, 경기, 세종 지역의 대출자 1인당 가계 부채가 1억원을 돌파했다. 대출자들은 소득의 2배 넘는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부동산 규제 완화, 기준 금리 동결에 따른 대출 금리 하락 기대 등으로 최근 가계 부채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당분간 1인당 가계 부채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국은행 제주본부 양재운 과장이 신용정보원 및 신용정보회사(NICE)를 통해 분기별로 수집한 가계 부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말 전국(제주 제외) 평균 대출자 1인당 가계 부채는 8900만원으로 조사됐다. 코로나 전인 2019년 말 대비 9.1% 늘었다.
대출자 1인당 가계 부채가 1억원이 넘는 광역시도는 3곳이었다. 세종의 1인당 빚이 1억12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과 경기도 각각 1억600만원과 1억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대구(9900만원), 제주·인천(각 9700만원), 부산(9600만원), 울산(9500만원) 등은 1억원에 육박했다. 전남(7400만원), 강원·전북(각 7500만원), 충북(7600만원), 경북(7800만원) 등은 1인당 가계 부채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소득 대비 가계 부채 비율(LTI)은 1분기 말 기준 전국 평균 227%로, 대출자들은 소득의 2배 이상의 빚을 진 것으로 나타났다. 광역시도별로는 세종이 26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제주(258%), 대구·경기(각 254%), 인천(253%), 부산(250%), 서울(247%), 울산(226%), 광주(224%), 충남(218%) 등의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청년층의 빚 증가 속도가 가팔랐다. 20~30대의 1인당 가계 부채는 7400만원으로 2019년 말보다 20.4% 급증했다. 40~50대는 5.8% 늘어난 1억원, 60대 이상은 2.8% 늘어난 8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소득 수준별로는 저소득층의 빚 증가 속도가 가팔랐다. 소득 하위 30%인 저소득층 증가율은 15.7%로 소득 상위 30~70%인 중소득층(8.1%)과 소득 상위 30%인 고소득층(7.8%)보다 훨씬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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