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파고든 AI… 배달음식 골라주고 연말정산 상담도
미국의 대표 배달앱 도어대시가 28일(현지 시각) 인공지능(AI) 기반 음성 주문 기술을 도입한다. 전화로 식당에 배달 주문을 넣을 때, 매장 직원이 응대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주문 음식과 주소·요청 사항을 듣고 이를 주문서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도어대시는 “전화 주문 고객의 50%가 매장이 바쁠 때 몰려 제때 주문하지 못하고, 매장 입장에서도 고객을 놓치고 있다”면서 “말로 하는 주문을 알아듣는 AI를 도입하면 전화 배달 주문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인 5명 중 1명은 전화로 배달 주문을 넣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에 맞는 AI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다.
생활 밀착형 AI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점원이나 키오스크를 거칠 필요 없이 스피커에 말만 하면 주문을 인식해 자동으로 처리해 주고, 원하는 음식을 선택하면 조리법을 알려주는 것은 물론 식재료 주문까지 해준다. 한국에서도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여행 코스 추천, 연말 정산 상담, AI 면접 코치 등 다양한 AI 서비스가 출시됐다.
◇드라이브 스루도 AI가 주문받고, AI가 면접 코치도
미국 레스토랑 체인 웬디스는 구글과 함께 드라이브 스루용 음성 주문 AI를 개발해 지난 6월 오하이오주 매장에 처음 도입했다. 차를 타고 주문한 다음, 음식을 받아서 나가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 특성상 주문을 받는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줄이 길어진다. 웬디스와 구글의 AI ‘웬디스 프레시 AI’는 주문자의 음성을 인식해 주문을 처리한다. 웬디스는 “주니어 베이컨 치즈버거를 ‘JBC’로 부르는 웬디스 단골들의 약어까지 알아들을 수 있는 AI”라며 “드라이브 스루 매장 운영 효율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주문을 받는 인력이 필요없고, 키오스크 앞에서 고객이 헤매는 일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식재료 주문을 처리하는 AI도 나왔다. 식료품 배달 서비스 인스타카트에서는 원하는 음식을 선택하면, 챗GPT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AI가 음식 조리에 필요한 레시피와 식재료 리스트를 보여준다. 이렇게 만들어진 장바구니를 클릭만 하면, 바로 인근 마트에 배달 주문을 넣을 수 있다. 우버이츠도 고객이 원하는 예산과 선호 음식을 입력하면, 맞춤형 배달 음식을 추천하는 AI를 곧 공개할 계획이다.
한국에서도 다양한 AI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다. 구인구직 플랫폼 원티드는 AI 면접코칭을 해준다. 채용 직종에 맞춰서 예상 질문 리스트를 제시하고, 각 예상 질문에 구직자가 답변을 달면 AI가 피드백을 해주는 방식이다. 교보생명도 복잡하고 어려운 보험약관을 상품별·가입기간별로 요약해 쉽게 설명해주는 AI 챗봇을 만들었다. 현재 임직원을 대상으로 내부용으로 쓰이고 있는데, 일반 고객용도 곧 공개된다. 세무 정보 서비스 삼쩜삼도 세금 신고·연말 정산 관련 답변을 해주는 AI를 개발했다.
◇챗GPT 아예 기업용 서비스도 나와
생활 밀착형 AI는 기업들이 오픈AI·구글과 같이 초거대 AI를 갖고 있는 기업에 일정 요금을 내고, 기술을 빌려와 서비스를 만든다. 기업 고객들이 부쩍 늘어나면서, 챗GPT는 28일 아예 기업용 전문 서비스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출시했다. 오픈AI는 “일반 챗GPT보다 두배 빠른 기업용 챗GPT는 정밀한 데이터 분석 기능을 추가했고, 내부 직원들의 챗GPT 사용을 관리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며 “기업들이 더 빠르고 정확한 답을 고객들에게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AI 확산과 유료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챗GPT는 지난 5~6월 접속자 수가 10%가량(시밀러웹 조사) 떨어졌는데, 챗GPT 사용자가 줄어든 것은 지난해 말 출시 이후 처음이다. AI 업계 관계자는 “처음엔 AI가 신기해서 썼던 이용자들이 AI로부터 얻을 수 있는 직접적인 도움이 없어 떠나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며 “하지만 기업들이 생활·산업과 밀접한 AI를 본격적으로 내놓기 시작한 만큼, AI에 대한 관심과 열풍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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