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지옥에 관한 소고

박상호 시인·고향의봄 회장 2023. 8. 3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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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부모 미워하는 등 무자비한 마음이 곧 지옥
고통·번뇌서 벗어나려면 어머니의 자애 본받아야
박상호 시인·고향의봄 회장

단테의 신곡에 보면 지옥을 총 9층으로 나누는데 아래로 내려갈수록 심각한 죄를 묘사하고 있다.

제1층 변옥은 가장 낮은 단계의 지옥으로 어떠한 형벌도 받지 않으나 천국에 갈 수 없고, 제2층 음욕지옥은 색욕에 빠져 자신과 주변을 파멸로 몰아가는 자들이 가는 곳으로 시도 때도 없이 폭풍에 휩쓸려야 한다. 제3층 식탐지옥은 배불리 먹는 것이 죄악이던 시절 착취로 배불리 먹은 죄인들이 역겨운 흙탕물에 신음하는 지옥이며, 제4층 탐욕지옥은 재산을 너무 많이 축적하고 낭비한 자가 가는 곳으로 영원히 돌을 굴리는 형벌을 받는데 타락한 성직자들이 갔다. 제5층 분노지옥은 분노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죄를 저지른 자들이 가는 곳이고, 제6층 이단지옥은 해로운 사상을 믿고 퍼트린 이단자들이 가는 곳이다. 제7층 폭력지옥은 폭력을 휘두른 자들이 가는 곳으로 타인에게 해를 끼친 고리대금업자가 여기에 속하고, 제8층 사기지옥은 사기로 주변 사람들을 파멸로 몰아가는 자들이 가는 곳으로 탐관오리가 여기에 속한다. 제9층 배신지옥은 단테가 생각한 최악의 지옥으로 배신한 자들이 영원히 차가운 얼음 속에 처박혀 신음하는 곳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지옥은 팔열지옥이 있다. 첫 번째, 등활지옥은 산목숨을 죽이는 죄인이 떨어지는데, 이 지옥은 서로 할퀴고 옥졸들은 쇠몽둥이로 죄인을 때리며 칼로 살을 찢는 형벌을 내린다고 한다. 두 번째, 흑승지옥은 사람을 죽이고 도둑질하고 사악한 의견을 설법하거나 자살하는 사람을 돌보지 않으면 떨어지는 곳이다. 뜨거운 검은 쇠줄로 얽어매고 뜨겁게 달구어진 칼로 몸을 베는 형벌을 받는 지옥이다. 세 번째, 중합지옥은 살인 도둑질 음행을 범한 이가 떨어지는 지옥으로 죄인을 모아 두 대철위산 사이에 끼워 넣어서 두 산이 합쳐지도록 하여 눌리어 죽게 하는 곳이다. 네 번째, 규환지옥은 살생 도둑질 술 먹는 죄를 범한 이가 들어가는 지옥으로, 죄인이 물이 끓는 가마에 들어가기도 하고 벌겋게 달군 쇳덩어리를 먹여 오장육부를 태워버린다고 한다. 다섯 번째, 대규환지옥은 살인 도둑질 음행 과음 악행만족 망어만족을 범한 이가 오게 되는 지옥으로 혓바닥에 펄펄 끓는 구리 쇳물을 붓거나 철퇴로 짓이기고 가루를 낸다. 여섯 번째, 초열지옥은 큰 석쇠 위에 올려 뜨거운 불로 지지며 쇠꼬챙이로 아래로부터 몸을 꿰어 굽는 형벌을 거듭 받는다고 한다. 일곱 번째, 대초열지옥은 남을 속이고 착한 사람을 더럽힌 자가 떨어지는 지옥으로 옥졸이 죄인을 잡아다 사나운 불길 속으로 집어넣으면 죄인은 몸이 익어 터지고 용암이 흘러들어 재가 되어 없어지는 고통이 극심하다. 여덟 번째, 아비지옥은 괴로움을 받는 일이 순간도 쉬지 않고 끊임이 없다 하여 무간지옥이라고도 한다. 옥졸이 몸을 붙잡고 가죽을 벗기며, 벗겨낸 가죽으로 몸을 묶어 불 수레에 싣고 불구덩이에 던져 몸을 태우고, 야차들이 큰 쇠창을 달구어 죄인의 몸을 꿰거나 입 코 배 등을 꿰어 공중에 던진다고 한다. 부모를 죽이거나 부처의 몸에 피를 내게 하는 등의 오역죄를 범한 자가 이 지옥에 간다고 한다.

지옥이란 자식이 부모를 미워하거나, 고리대금업자한테 시달리거나, 사기를 당하여 재산을 날리거나, 탐욕과 증오로 불타오르는 무자비한 마음속에 있다고 본다. 이와 같이 번뇌가 가득하고 끊임없이 고통스러울 때 그 마음 상태가 지옥이라고 판단된다. 지옥의 번뇌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어머니의 자애로운 마음처럼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라스콜니코프를 구원한 소냐의 헌신적인 사랑, 코제트를 사랑한 장 발장의 위대한 영혼이 지옥의 번뇌를 극복한 예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법화경전에서 그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약왕보살본사품에 보면 이 경은 능히 일체중생을 구제하느니라, 이 경은 능히 일체중생으로 하여금 모든 고뇌에서 떠나게 하느니라, 이 경은 능히 크게 일체중생을 요익(饒益)하게 하여 그 원을 충만시키느니라. 청량한 못이 능히 일체의 모든 목마른 자를 만족시키듯이, 추운 자가 불을 얻듯이, 헐벗은 자가 옷을 얻듯이, 장사꾼이 임자를 얻듯이, 병자가 의원을 얻듯이, 어두운 데서 등불을 얻듯이, 가난한 자가 보물을 얻듯이, 백성이 왕을 얻듯이, 무역상이 바다를 얻듯이, 횃불이 어둠을 없애버리듯이, 이 법화경도 또한 이와 같아서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일체의 고통, 일체의 질병에서 떠나 능히 일체 생사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느니라.


만약, 사람이 법화경을 듣게 되어, 혹은 스스로 쓰고 혹은 남에게도 쓰게 하면, 얻는 바의 공덕은 부처의 지혜로도 많고 적음을 헤아려 그 끝을 알지 못 하리라. 아비지옥의 고통과 번뇌를 끊게 하고 독을 약으로 바꾸는 공덕이 무량하다. 지옥 번뇌의 장작을 태워 보리(깨달음과 행복)의 불꽃을 점화시키는 촉매가 묘법연화의 위대한 법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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