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미친 월세’에 경쟁력 약화… IT거물들 인근지역에 신도시 개발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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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 투자자 마이클 모리츠 전 세쿼이아캐피털 회장은 비밀리에 투자자들에게 이 같은 편지를 보냈다.
뉴욕 웨스트빌리지처럼 조용한 주택단지와 번화한 도시 인프라를 갖춘 신도시를 샌프란시스코 인근 목초지에 건설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 모리츠 전 회장을 비롯해 리드 호프먼 링크트인 창업자 등 실리콘밸리의 거물 인사들이 이 같은 비전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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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과 협력해 구체화”
샌프란시스코 원룸 월세 400만원
2017년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 투자자 마이클 모리츠 전 세쿼이아캐피털 회장은 비밀리에 투자자들에게 이 같은 편지를 보냈다. 뉴욕 웨스트빌리지처럼 조용한 주택단지와 번화한 도시 인프라를 갖춘 신도시를 샌프란시스코 인근 목초지에 건설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 일대의 치솟는 주거비 문제를 해결하고, 친환경 비전을 실현시키겠다는 이유였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 모리츠 전 회장을 비롯해 리드 호프먼 링크트인 창업자 등 실리콘밸리의 거물 인사들이 이 같은 비전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기업인이 ‘플래너리 어소시에이츠’라는 투자기업을 세운 뒤 약 8억 달러(약 1조576억 원)를 들여 솔라노 카운티에 서울 면적 3분의 1에 해당하는 5만2000에이커(약 211km)의 용지를 매입한 것이다.
솔라노 카운티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다. 농장, 목초지, 풍력단지 등이 밀집된 지역이다. 이곳에는 트래비스 미 공군 기지도 있다. 이 때문에 몇 년 전부터 ‘정체불명의 기업에서 미 공군기지 주변 땅을 사들이고 있다’며 중국이 배후라는 소문까지 돌았다. 연방정부까지 배후에 의구심을 품자 플래너리 측은 최근 “미국 시민들로 구성된 기업”이라며 향후 솔라노 주민과 트래비스 공군 기지와 협력해 신도시 개발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 정보기술(IT) 업계 거물들은 실리콘밸리의 주택 기근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도시 건설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이 같은 계획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치솟는 주거비와 주택 공급 부족 탓에 상당수 기업과 직원들이 텍사스주로 이동하는 등 실리콘밸리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부동산 정보업체 줌퍼에 따르면 8월 샌프란시스코 방 1개짜리 아파트 월세 중간값은 3042달러(약 402만 원) 수준에 달한다.
지난달 월세 중간값이 4400달러(약 582만 원)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뉴욕 맨해튼도 ‘미친 월세’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동산업체 더글러스 엘리먼과 감정평가회사 밀러 새뮤얼에 따르면 맨해튼의 월세 평균값도 5588달러(약 739만 원)로 전년 동월 대비 9% 급등하는 등 최고 기록을 연이어 갈아치우고 있다. 뉴욕시는 고육지책으로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에 대한 규제를 다음 달 5일부터 시행하는 등 해결책을 짜내고 있다. 30일 미만 단기 임대 시 호스트에게 관광세, 호텔세 등 세금을 지우는 내용이다. 뉴욕시는 일부 호스트들이 아파트를 빌린 뒤 더 높은 가격에 에어비앤비를 통해 단기 임대를 하는 등 차익거래를 하면서 월세 상승을 자극한다고 지적해 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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