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美·日·대한민국 깡패 우두머리”… 해군에 전술핵 배치 시사
캠프 데이비드 회담 맹비난
북한 김정은이 최근 집권 후 처음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회담을 가진 한·미·일 정상을 겨냥해 “깡패 우두머리”라고 비난했다. 김정은은 특히 이 자리에서 남한을 “대한민국”이라고 언급하며 전술핵 실전 배치를 시사하기도 했다. 남조선이 아닌 ‘대한민국’이라고 부르는 것은 남북 관계의 특수성을 버리고 핵을 쓸 수 있는 ‘국가 대 국가’의 관계로 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2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북한 해군절을 앞두고 27일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얼마 전에는 미국과 일본, 대한민국 깡패 우두머리들이 모여 앉아 3자 사이의 각종 합동 군사 연습을 정기화한다는 것을 공표하고 그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했다. 김정은이 공개 석상에서 남한을 ‘대한민국’이라고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강순남 국방상이 대남 비난 담화에서 ‘대한민국’ 표현을 사용한 바 있다.
김정은이 해군절에 해군 시령부를 방문한 것은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이 올해 해군절 행사를 직접 이렇게 축하한 건 처음이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했다. 이날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은 “전술핵 운용의 확장 정책에 따라 군종 부대들이 새로운 무장 수단들을 인도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 해군은 전략적 임무를 수행하는 국가 핵 억제력의 구성 부분으로 될 것”이라고도 했다. 전술핵 배치를 시사한 것이다. 김정은은 최근 해군 동해함대 근위 제2수상함전대를 시찰하며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함상 전략 순항 미사일 발사 훈련을 참관하기도 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포럼 사무총장은 “열악한 북한 해군의 전력을 전술핵 배치로 만회하겠다는 의도”라며 “최근 공개된 수중 핵 드론 ‘해일’, 신형 잠수함 발사 탄도탄(미니 SLBM) 등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해상 무기의 실전 배치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의 해군사령부 방문에는 딸 주애와 리병철 노동당 비서, 박정천 군 원수, 강순남 국방상 등이 동행했다. 이 중 박정천은 올 초 주요 요직에서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에 ‘군 원수’로 호명되며 공식 석상에 재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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