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염수 방류 직전 국내 지하조직에 “日대사관 진입” 지령
방첩 당국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직전 북한 대남 공작 조직이 남한 내 지하조직에 반일(反日)·반(反)윤석열 정부 시위 강도를 고조하라는 긴급 지령을 내린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지령문에는 광화문 광장 촛불 시위와 일본 대사관 진입 투쟁 같은 구체적인 지침이 있었고, 일부 대학생들은 방류 당일인 24일 일본 대사관 진입을 시도했었다.
방첩 당국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일본이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한 이달 24일 직전부터 국내의 지하 단체 조직원들에게 반일·반정부 투쟁 수위를 높여 나가라는 긴급 지령을 하달했다”며 “관련 단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북한이 긴급 대정부 투쟁 지령을 내려보낸 단체는 과거 운동권 출신 인사가 참여한 조직으로 기존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민노총이나 ‘창원 간첩단’ 자주통일 민중전위(자통) 등이 아닌 새로운 단체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령문을 통해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반정부 투쟁 소재로 삼을 것을 주문했다. 구체적 장소까지 지침을 내렸는데 서울 광화문 광장과 일본 대사관 주변에서 집중적 시위를 벌이라며 광범위한 반일 감정 고조를 요구했다. 북한은 지령문에서 윤석열 정부를 “굴종 외교에 찌든 역적 패당, 친미·친일 적폐 세력”으로 규정하고 “일본 오염수 방류 반대 투쟁을 적극 벌이면서 이들을 단죄하는 집단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북한은 특히 “촛불 항쟁 상징인 광화문 광장과 서울의 일본 대사관 주변을 집중 활동 지대로 정하고 촛불 문화제, 대사관 포위 및 진입 투쟁을 연속적으로 벌이면서 시위 현장에서 반일·반윤석열 투쟁 강도를 더욱 높여나가야 한다”고 했다. 북한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놓고 정부가 미국과 일본에 협조한 것이라며 “한·미·일 3각 동맹을 강화한 후 이를 통해 한반도 핵전쟁을 불사하려는 보수 패당의 노림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은 이번 지령문에서도 자신들을 ‘본사’로 칭했다.
방첩 수사 당국은 북한 대남 공작 조직의 지령을 하달받은 국내 단체와 개인 여러 명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방첩 당국 관계자는 “북한 지령을 받은 이들이 여러 시민단체에 참여해 반정부 집회·시위를 주도하거나 가짜 뉴스·괴담을 유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4월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을 내렸을 당시에도 남한 내 지하조직에 반일 감정을 극대화하라는 지령을 하달했었다. 2021년 5월 민노총 간부에게 내려보낸 지령문에서 “오염수 방류 문제로 반일 민심을 극도로 자극시켜 이남 당국과 일본 사이 대립과 갈등을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로 몰아넣도록 하라”고 했다. 같은 시기 창원간첩단엔 환경운동가와 해양 전문가들을 활용한 방송 출연 및 인터넷상 괴담 유포 방식 등을 통해 사회적 불안감을 증폭하라는 지침을 내렸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Korea’s defense industry now proposes new approaches we can learn from,” says Lockheed Martin
- “우크라전 조력자 中에 반격”...나토 항모들, 美 공백 메우러 아·태로
- 무릎 부상 장기화된 조규성, 오랜만에 전한 근황
- 박성한 역전적시타… 한국, 프리미어12 도미니카에 9대6 역전승
- “한국에서 살래요” OECD 이민증가율 2위, 그 이유는
- 연세대, ‘문제 유출 논술 합격자 발표 중지’ 가처분 결정에 이의신청
- ‘정답소녀’ 김수정, 동덕여대 공학 전환 반대 서명…연예인 첫 공개 지지
- “이 음악 찾는데 두 달 걸렸다” 오징어게임 OST로 2등 거머쥔 피겨 선수
- “이재명 구속” vs “윤석열 퇴진”… 주말 도심서 집회로 맞붙은 보수단체·야당
- 수능 포기한 18살 소녀, 아픈 아빠 곁에서 지켜낸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