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역사 논쟁...與는 홍범도·野는 정율성에 '난감'
[앵커]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흉상 이전과 음악가 정율성 기념공원 사업 등을 둘러싼 정치권의 역사 논쟁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다만, 두 사안에 대한 여야의 대응 방식은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그 배경은 뭔지, 김경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일제에 국권을 빼앗긴 '경술국치'로부터 113년이 흐른 날, 정치권에선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놓고 공방을 주고받았습니다.
육군사관학교와 국방부에 설치된 흉상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걸 검토하고 있다는 정부 방침을 놓고 신경전을 이어간 겁니다.
[이종섭 / 국방부 장관 (지난 25일) : (육군사관학교가) 북한을 대상으로 해서 전쟁을 억제하고 전시에 이기기 위해서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곳인데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되느냐….]
논쟁을 바라보는 여당, 국민의힘의 속내는 복잡합니다.
소련 공산당 가입 이력과 독립군이 몰살당한 '자유시 참변'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지만, 홍범도 장군이 '봉오동·청산리 전투' 등 항일 무장 투쟁의 주역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과도한 반응으로 정쟁을 유도한다고 비판하면서도, 최종 결정은 국방부와 육사의 몫이라며 한 발 떨어져 민심을 살피는 분위기입니다.
[윤재옥 / 국민의힘 원내대표 : 저희들이 여당이니까 정부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또 국민들 여론을 잘 수렴해 보겠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이 독립운동까지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며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습니다.
대전현충원 홍범도 장군 묘역을 찾은 이재명 대표는 흉상 제거는 '매국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 이념전쟁을 선동하기 위해서 독립전쟁 영웅을 부관참시하는 일은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북한 인민군 군가를 만든 작곡가 정율성 기념공원을 광주광역시에 만드는 사업을 두고는 공수가 뒤바뀐 모양새입니다.
국민의힘은 대한민국 공산화를 위해 참전한 인물을 기리는 데 국민 혈세를 쓰는 건 반국가적 행태라며 맹공을 펴고 있습니다.
[유상범 / 국민의힘 수석대변인(그제) : 6·25전쟁에는 북한군에 가담해서 남침의 일원으로 활동하신 분입니다. 역사공원을 만든다는 건 국가의 정신에도 맞지 않다.]
민주당은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해 과거 보수 정권 때부터 추진한 사업이라는 광주시 입장에 힘을 실으면서도, 자칫 안보관 논란으로 번질까 경계하며 당이 직접 나서진 않는 모습입니다.
[권칠승 /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그제) : 당 차원에서 대응은 하지 않고요. 그 내용을 정확하게 알고 있고 또 실행을 해왔던 그 지자체, 그리고 해당 지역의 의원들이 대응하는 것으로 하고 있습니다.]
역사 인물에 대한 평가에서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정치권의 소모적인 논쟁이 반복되며 갈등만 부추긴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YTN 김경수입니다.
촬영기자 : 이상은, 박재상
영상편집 : 이은경
YTN 김경수 (jin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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