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외무장관, 5년 만의 방중…中 "안정적 발전 도모" 英 "소통채널 강화"(종합)

[런던=AP/뉴시스]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부 장관. 2023.08.29.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부 장관이 5년여 만에 처음으로 30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AP통신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영국과 중국이 수그러든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외교수장의 중국 방문 일정이 29일 최종 확정됐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양측이 중·영 관계와 공통 관심사인 국제 및 지역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소통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영국측이 우리와 협력해 상호 존중 정신을 지키고 교류를 심화하며 중·영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도모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영국 외무부는 클레벌리 장관의 방문은 "의사소통 채널을 강화하고 영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방중 기간 동안 클레벌리 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한정 국무원 수석 부총리를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외교수장의 방중을 놓고 AP는 "클레벌리의 방중은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가라앉은 중국과 영국의 관계를 안정시키기 위한 시도"라고 분석하면서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의 시민 자유 제한, 신장 지역의 소수민족인 위구르족 인권 유린,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지, 영국의 미국과의 긴밀한 안보 관계와 같은 문제들에 대해 양국 간 의견을 달리한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클레버리 장관은 30일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지원 증가에 대해 베이징에서 중국 관리들에게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지만, 그의 만남이 결국 영국과 중국의 무역을 부활시키는 정치적 대화의 부활로 보일 것이라는 의도가 있다"고 짚었다.

클레벌리 장관은 지난 6월 중국 정부에 신장과 홍콩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중국 정부가 영국 의회 의원들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2021년 베이징에 비판적인 영국 의회 의원 5명을 제재했다. 이들은 중국 본토, 홍콩, 마카오에 입국할 수 없고 중국 시민과 업무 협력을 할 수도 없다.

이와 함께 클레벌리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종식과 남중국해의 지정학적 긴장 확산과 관련해 글로벌 무대에서 중국의 책임과 함께 영향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AP가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그 책임은 중국이 국제적인 약속과 의무를 이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라고 클레벌리 장관은 말했다.

클레벌리 장관은 당초 올해 7월에 베이징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그의 방중 일정은 연기됐고, 당시 카운터파트인 친강 외교부장은 나중에 베테랑 외교관인 왕이로 교체됐다고 AP가 전했다.

클레벌리 장관은 방중 기간 동안 중국 정부 고위 관리들과의 회동에서 인권과 안보 문제를 강조하는 것 외에도 기후 변화와 무역과 같은 중국과의 잠재적인 협력 분야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영국 집권 보수당은 중국과의 관계를 얼마나 강경하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고 AP가 보도했다.

비평가들은 자칭 '친중파' 성향인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무역 관계를 우선시하고 국가 안보에 대한 중국의 위협을 충분히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리시 수낵 현 영국 총리는 중국을 영국의 가치와 이익에 대한 증가하는 '체계적 도전'으로 묘사하면서도 아시아 초강대국인 중국과의 관계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보수당 의원이자 중국 공산당의 노골적인 비판가인 이안 던컨 스미스 전 보수당 당수는 클레벌리 장관의 중국 방문을 놓고 "코우토우(Kowtow) 프로젝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코우토우(Kowtow)란 과거 여러 나라의 왕들이 중국 황제 앞에서 코가 땅에 닿도록 머리숙여 절하는 것을 의미하는 중국어 단어 발음을 그대로 영어 철자로 표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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