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솔의 솔직토크] '쵸비-페이커, 못해서 못 나오는 선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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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해서 경기에 못나가는 것이 아니다. 부디 응원을 부탁드린다.' 꼬마 김정균 감독의 가슴 속에 박혀있던 한 마디가 출정식에 울려퍼졌다.
e스포츠 종목 중 인기 세부종목인 리그오브레전드(라이엇게임즈)에서는 '꼬마' 김정균 감독을 비롯해 '제우스' 최우제(T1), '카나비' 서진혁(징동 게이밍), '페이커' 이상혁(T1), '쵸비' 정지훈(젠지 이스포츠), '룰러' 박재혁(징동 게이밍), '케리아' 류민석(T1)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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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이솔 기자) '못 해서 경기에 못나가는 것이 아니다. 부디 응원을 부탁드린다.' 꼬마 김정균 감독의 가슴 속에 박혀있던 한 마디가 출정식에 울려퍼졌다.
28일 오후 4시부터 서울시청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e스포츠 국가대표 출정식이 진행됐다. 이날 리그오브레전드, 스트리트파이터 5,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피파온라인4 등 4종목 19인의 선수에 더해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유승민 IOC 선수위원 등 귀빈들 또한 자리를 빛냈다.
e스포츠 종목 중 인기 세부종목인 리그오브레전드(라이엇게임즈)에서는 '꼬마' 김정균 감독을 비롯해 '제우스' 최우제(T1), '카나비' 서진혁(징동 게이밍), '페이커' 이상혁(T1), '쵸비' 정지훈(젠지 이스포츠), '룰러' 박재혁(징동 게이밍), '케리아' 류민석(T1)이 함께 했다.
"이제 막 합숙훈련에 돌입하는 단계인데, 선수들이 각자 사명감을 가지고 좋은 모습 보여주리라고 믿습니다"
특히 이날 미디어 인터뷰에서는 꼬마 김정균 감독이 팀을 대표해 많은 질문공세를 받았다. 큰 대회를 앞두고 받는 일상적인 질문부터, 미드라인의 2인 체제까지 팬들이 궁금해 할 만 한 내용들이 이어졌다.
질문에 대한 전반적인 대답을 이어가며 김정균 감독은 '사명감'을 강조했다. 국가대표로써 국민들의 응원을 받고 있는 선수들인 만큼, 스스로도 더 잘 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으리라는 내용을 담은 대답이었다.
미드라인 2인 체제(쵸비 정지훈-페이커 이상혁)을 두고 계속된 질문이 이어졌다. 온라인 상에서는 특정 선수를 주전으로 내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 난립하고 있지만, 김정균 감독의 생각과 의도는 달랐다.
'주전은 없다'가 김정균 감독의 의도였다.
"두 미드라이너 모두 최정상급 선수들이라고 생각하며, 예전부터 저(김정균 감독)도 식스맨을 기용한 전적이 있습니다. 컨디션과 연습결과를 체크해 경기력과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경기에 내보낼 예정입니다"
김정균 감독의 말을 그대로 전하자면 위와 같았다.
과거 2015년 SKT T1을 기억하는 팬들이 있을까? 당시 페이커와 이지훈이라는, 전혀 상반되는 경기를 펼칠 수 있는 두 명의 미드라이너가 각각 미드라인에서 활용됐다.
페이커는 상대 정글러를 계속해서 호출하는 공격적인 라인전 능력으로 상대의 설계를 흔들었다. 상대가 어떤 전략을 세우든 초반부터 정글러의 동선이 꼬이며 흐트러 질 수 밖에 없었고, 이를 활용해 뱅기가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정글링 및 이를 통한 성장차이 기반 역갱킹으로 포인트를 쌓아나가는 방식이었다.
'파밍의 이지훈'이라는 말이 있지만, 이지훈의 경우는 사이드라인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간다는 점이 달랐다. 상대가 로밍 혹은 귀환 등으로 사라진 상황에서 이지훈은 라인을 조금 더 유리하게 설계하고, 미드라인이 배제된 경기가 펼쳐지도록 맞 라이너의 로밍을 가능한 한 차단하며 무리하지 않는 것에 집중했다. '3캐리' 체제 대신 마린과 뱅의 캐리력을 믿은 결과였다.
그렇게 김정균 감독과 '두 미드라이너'는 세계 정상에 올랐다. 아시안게임도 실질적으로는 한국-중국이라는 세계 최강국의 격돌이 주가 되는 만큼, 김정균 감독은 또 한번의 '세계 정상' 등극을 위해 과거의 성공사례를 그대로 도입한 셈이다.
팬들의 눈에는 페이커와 쵸비가 그저 '경쟁대상인 두 명의 선수'와도 같을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이용해 세계의 정점에 서 본 김정균 감독의 눈에는 서로 다른 두 전략을 사용하기 위한 핵심 카드라고 추측할 수 있다. 누군가 흔들린다면 최고의 무기가 하나 사라지는 셈이다.
팬들을 이해시키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은 시간이 너무 없다. 김정균 감독은 많은 말을 하는 대신 '못 해서 못 나오는 선수는 없다', '부디 응원을 부탁드린다'는 두 마디로 이를 대신했다.
'원 팀'으로 뭉친 두 미드라이너 쵸비와 페이커. 김정균 감독의 당부처럼 두 선수에 대한 끝없는 비교 대신 아시안게임 기간만큼이라도 응원을 보내주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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