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쓸어모으던 동네가…“하루 100만원도 거래 안돼” 무슨 일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2023. 8. 30.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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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하반기들어 국내 5대 코인거래소가 공격적으로 신규 상장을 하고 있지만, 투자자들 관심은 오히려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코인 하루 거래액이 100만원도 안 되는 사례가 수두룩했다.

29일 매일경제가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의 하반기 신규 상장 코인과 거래금액을 분석한 결과 이들 거래소가 국내 시장에 새롭게 선보인 코인은 총 30종류였다. 5대 거래소 중에서는 코인원이 23개를 상장해 가장 많은 코인을 상장했다. 빗썸이 22개로 뒤를 이었고, 업비트와 고팍스는 5개, 코빗은 4개의 코인을 상장했다.

이중 일 거래액이 100만원 이하인 코인은 코인원이 14개, 고팍스 2개, 코빗 1개로 나타났다. 수수료를 계산하면 숫자는 더욱 처참하다. 빗썸이 일부 수수료 무료정책을 실시하고 있긴하지만 최근 24시간 5대 거래소가 하반기에 신규 상장한 코인으로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은 빗썸 8625만원, 업비트 3385만원, 코인원 40만8000원, 코빗 10만6000원, 고팍스 56만9000원에 불과하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이처럼 고전하는 이유는 근본적으론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나무는 이번 실적 부진 요인으로 글로벌 유동성 축소와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을 꼽았다.

문제는 앞으로도 크게 반전되기 어려워보인다는 점이다. 우선 국내 거래소의 유일한 무기인 신규 상장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크게 죽었고, 거래소에 대한 신뢰도 많이 떨어졌다. 한 코인거래소 대표는 “이제 국내에선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한 점유율 경쟁으론 생존 가능성이 안 보인다”고 했다.

그나마 많은 코인을 상장하고 있는 빗썸과 코인원은 각각 주가조작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있는 강종현씨를 비롯한 오너이슈와 상장비리 문제 등 사법 이슈를 겪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아직 버틸여력이 있는 업비트도 테라·루나, FTX 사태 등 글로벌 위기에 이어 국내 업계의 뒷돈 상장 논란과 같은 이슈가 지속되고 있어 최대한 몸을 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국내거래소 영업방식이 해외거래소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것도 향후 전망이 쉽지 않은 배경이다. 가상자산시장 약세가 지속되면서 지난 3월부터 전세계 가상자산 시장에선 선물거래량이 현물거래량을 앞서기 시작했다. 더블록에 따르면 이달 전세계 현물 총 거래량은 464조원인 반면 선물거래량은 631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국내거래소는 선물서비스를 못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투자자들의 최근 해외 거래소 이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코인투자자들의 국내외 주요 거래소 9곳의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는 올 상반기 동안 빗썸(-20.0%), 코인원(-18.2%), 업비트(-8.6%)에선 급감했지만, 해외 거래소인 바이비트는 1.0% 줄었고, 오케이엑스와 멕스씨는 각각 0.2%, 11.6% 늘었다. 코인 투자자 A씨는 “국내 거래소는 신규 코인도 많지 않고, 거래량이 적어 코인을 사고 팔기도 어려워 해외거래소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기관투자자의 진입이나 파생 상품 거래를 허용하는 식으로 투자지형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관 투자자가 시장에 존재해야 가격거품도 줄어들고 파생상품 거래를 통한 양방향 거래가 가능해져야 시장에 합리적인 가격이 형성된다”면서 “알트코인 상장을 통한 재미위주의 시장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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