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무산의 뜻 이어 ‘유심’ 재창간

김진형 2023. 8. 3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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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이자 승려·시인으로 활동한 만해 한용운이 창간한 잡지 '유심'이 계간 문예지로 재창간된다.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29일 서울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9월 1일자로 문예지 '유심' 재창간호를 발간한다고 밝혔다.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유심 재창간을 계기로 내년부터 무산 조오현의 문학 정신을 선양하는 '무산상'을 제정,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예술인을 표창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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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 발간
발행인 권영민·편집주간 신달자
2015년 폐간 후 8년만 가을호
“작품 아카이브·소통의 장으로”
▲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29일 서울 사무실에서 ‘유심’ 재창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이숭원 시인, 권영민 평론가, 신달자·신철규 시인. 아래 사진은 1918년 유심 초판본, 2001년 유심 복간호, 내달 1일 재창간되는 ‘유심’ (왼쪽부터).

독립운동가이자 승려·시인으로 활동한 만해 한용운이 창간한 잡지 ‘유심’이 계간 문예지로 재창간된다.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29일 서울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9월 1일자로 문예지 ‘유심’ 재창간호를 발간한다고 밝혔다. 발행인은 권영민 서울대 명예교수, 편집주간은 신달자 시인이 맡았다. 편집위원으로는 이숭원·신철규 시인, 김지윤 평론가가 활동한다.

‘유심’은 만해 한용운이 민족 독립과 사회 계몽을 위해 1918년 9월 1일 창간한 불교교양 잡지다. 민족의식을 고취하고 청년들의 교양 증진을 위해 발행했으나 조선총독부의 탄압과 3·1 독립만세운동 준비 등으로 같은해 12월 통권 3호로 폐간됐다. 80여년이 지난 2001년 설악 무산스님에 의해 문학잡지로 복간됐다. 해마다 유심작품상을 선정하고 저명 작가들의 글을 수록하는 등 문학계 대표 잡지로 주목 받아 왔으나 2015년 통권 92호를 끝으로 다시 폐간됐다.


평화와 상생을 지향하는 ‘유심’의 재창간은 한국문단에 남다른 의미를 줄 것으로 보인다. 분파적이고 동인지적인 성격을 뛰어넘어 균형 잡힌 시각으로 주요 문인들의 작품과 담론을 모을 예정이다. 재창간호에는 이근배·김언·유자효·홍사성·오세영·유안진·정호승·황동규 시인 등의 신작시와 구효서 소설가의 산문 등이 수록됐다. 초대 시인으로 문태준 시인을 선정해 신작 시와 에세이를 소개하고, ‘다시 읽는 만해 한용운’ 코너에 ‘조선불교유신론’을 새 번역으로 실었다. 일반 문예지와 달리 광고 없이 ‘앤솔로지(작품 모음집)’처럼 편집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유심 가을호는 3000부를 발간, 전국 공공도서관과 마을도서관 등에 배포할 예정이며 시조 부흥에 힘썼던 무산 조오현 스님의 뜻을 기려 시조 영역도 확장한다.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만해의 민족의식과 자유 평등사상을 계승하고, 무산의 상생 화합정신을 바탕으로 참다운 삶의 가치를 실천하는 인간 정신의 회복의 앞장서고자 한다”고 재창간 의미를 밝혔다.

권영민 발행인은 “2015년 무렵 문단에 100여 종의 문예지가 발행되는 상황에서 호흡을 가다듬자는 의견이 모였다. 하지만 당시 휴간이나 정간이 아닌 폐간으로 신고된 까닭에 잡지를 재창간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달자 시인은 “극한의 호우와 더위, 일련의 사건 등으로 올해 여름이 정말 어렵게 지나갔다. 원하지 않는 비극이 벌어지는 때에 읽을 문학과 시심으로 희망을 주는, 내용이 있는 문예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신철규 시인은 “유심은 좋은 작품들을 모으는 아카이브와 플랫폼의 성격을 갖고 있다. 한 번 보고 지나가는 잡지 대신, 좋은 의견을 모으고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의 장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유심 재창간을 계기로 내년부터 무산 조오현의 문학 정신을 선양하는 ‘무산상’을 제정,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예술인을 표창한다고 밝혔다.

‘유심’ 재창간을 기념한 시 낭송 및 음악회는 내달 23일 서울 무산선원에서 열린다.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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