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모란공원 이장' 박원순 묘소 4개월 만에 또 훼손...경찰 수사
[앵커]
지난 2021년, 파묘 사건으로 마석 모란공원으로 이장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묘지가 또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이번엔 누군가가 묘비에 검은 스프레이를 뿌리고 사라졌는데, 유족 측은 경찰에 엄벌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강민경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마석 모란공원.
묘소 한 곳의 묘비에 검은 스프레이가 어지럽게 뿌려져 있습니다.
훼손된 묘비 면에 적혀 있는 이름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지난 28일, 누군가가 박 전 시장의 묘비를 훼손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묘비 외에 훼손된 곳은 따로 없었습니다.
공원 측은 묘지가 외진 곳에 있는 데다가 주변에 CCTV도 많지 않아 누가 이런 행동을 했는지 바로 알기 어렵단 입장입니다.
[모란공원 관리자 : 저녁에 와서 이렇게 했는지 모르겠고…우리도 난감했어요.]
박 전 시장의 묘소 훼손 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20년 비서 성추행 의혹으로 피소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박 전 시장은 당시 고향인 경남 창녕에 묻혔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20대 남성이 박 전 시장의 묘소를 파헤쳐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후 유족은 지난 4월, 이곳 마석 모란공원으로 박 전 시장의 묘소를 옮겼습니다.
'민주화 인사의 성지'로 불리는 모란공원은 전태일 열사와 김근태 전 의장, 박종철 열사 등이 잠들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이장 당시 여성계 등에선, 박 전 시장 측이 성 비위 문제로 훼손된 고인의 명예 복구를 시도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우여곡절을 거쳐 묘지를 옮겼지만, 박 전 시장의 묘소는 4개월 만에 다시 훼손된 상황.
유족들은 인간으로서 하면 안 되는 행위가 두 번씩이나 벌어졌다며 가해자가 자수하지 않으면 엄히 처벌하도록 조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경찰은 묘지를 훼손한 당사자가 특정되면 재물손괴죄 혐의로 수사할 방침입니다.
이와 별도로 박 전 시장의 성폭력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상영을 둘러싼 논란은 법정 공방으로 번졌습니다.
서울시와 피해자 측은 영화가 허위 사실을 담고 있다며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제작 감독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YTN 강민경입니다.
촬영기자 : 김광현
그래픽 : 이원희
YTN 강민경 (kmk02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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