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시선] 생성 AI·뉴스 사업자 상생 모델 구축해야

2023. 8. 29.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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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 뉴스 데이터… 저작권 문제 이슈
전략적 파트너 삼아 상호 윈윈할 묘책 세워야

소가 사라졌다. 외양간에는 봄이 오겠는가. 한번 소가 사라지기 시작하면 그다음에도 소는 사라진다. 누군가에게는 그 외양간이 익숙하기 때문이다. 외양간을 튼튼히 고쳐야 하는 이유이다. 소를 지킬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은 그래서 차단이다. 그런데 차단만이 능사인가. 우리가 취급하는 소는 ‘디지털 소’가 아닌가. ‘디지털 소’는 디지털 특성과 그 특성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불러들인다. 소를 지킬 수 있는 두 번째 방법은 그래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도입이다. 뉴스 미디어 사업자가 채택할 수 있는 그러나 아직 그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그렇지만 대표적이라고 간주할 수 있는 미래 전략이다.

뉴스 미디어 사업자의 전략이 이렇다면, 생성 AI 사업자의 전략은 어떨까. 생성 AI 사업자는 인터넷에 있는 거의 모든 데이터를 섭렵하는 데 성공한다. 그 데이터 중에 뉴스가 있다. 뉴스 데이터는 다른 데이터에 비해서 매력적이다.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상당한 규모에 탄탄한 논리 구조를 겸비한 좋은 품질의 데이터인 점이 주요하다. 초거대 언어 모델(LLM) 특성상 이러한 뉴스 데이터의 확보와 학습은 불가피했을 것이다. 실험실에서 진행했던 이런 접근은 상용화 수준에서 암초를 만난다. 뉴스 미디어 사업자의 ‘저작권 침해’ 주장이다. 그러나 미리 예견이라도 한 것일까. 어느 순간부터 학습한 데이터의 모든 것을 비밀에 부친다. 그렇게 눈 감고 귀 막으면 소나기는 지나가는 것일까. 아무래도 장마 기간에 내리는 천둥을 동반한 폭우인데 오판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최근 생성 AI 트렌드 때문이다. 생성 AI는 ‘생성’에만 머물러있지 않고, ‘실시간 검색’과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방향으로 추동되고 있다. 소비자의 니즈가 거대한 트리거로 움직이고 있음이다. 이때 필요한 데이터는 이미 학습한 과거의 뉴스 데이터가 아니라 현재 실시간적으로 엄청나게 쏟아져나오는 아직 학습하지 않은 뉴스 데이터이다. 뉴스 미디어 사업자와 지속적으로 동반자 관계를 맺어야 하는 필연적인 사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뉴스 미디어 사업자가 뉴스 데이터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한다면 생성 AI 사업자의 사업 경쟁력과 차별화된 포지션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뉴스 미디어 사업자와 상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이 자연스럽게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 뉴스 미디어 사업자와 생성 AI 사업자는 그렇게 전략적 파트너로 위상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 연구소 교수
그런데 소만 사라졌을까. 읽지 않고 훑어보는 뉴스. 대화가 생략된 뉴스. 개와 늑대의 시간 속에서 등대의 위치가 위험하게 흔들리는 뉴스. 세상의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위대한 질문을 던지는 주체가 뉴스 미디어 아니었던가. 지금, 나침판은 어디를 가리키고 있는가. 심지어 신기루처럼 급속도로 사라져가는 독자를 BTS의 아미와 같은 팬으로 전환할 혁신적인 도구마저 결핍되어 있다. 이미 뉴스 미디어 사업자 스스로 위태로운 우물에 갇혀있는지도 모른다. 이럴 때는 도구가 필요하다. 펜과 더불어 과격한 망치가 제격이다.

망치! 이 물건은 뉴스 미디어 사업자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생성 AI 사업자에게도 손에 꼭 쥐어야 할 만능키이다. 뉴스 미디어 사업자에게 필요한 망치는 미디어 서비스 관점과 기자의 관점에서 쓰임새가 다르다. 생성 AI 사업자가 확보해야 할 망치는 뉴스 미디어 사업자와 상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뉴스 미디어는 생성 AI 기술을 적용한 미디어 에이전트를 활용하여, 에이전트와 독자 간의 대화, 독자의 대화 맥락 기반으로 독자에게 유익한 광고를 제공하여 충성도와 수익 창출을 강화할 수 있다. 기자는 생성 AI 기술과 다른 AI 기술을 접목하여 국내외 트렌드·팩트 자동 체크, 국내외 미디어 자료 자동 수집·분석, 종이 문서의 디지털 자동 전환, 인터뷰한 음성 파일을 문서로 자동 전환, 이렇게 수집한 모든 자료를 토대로 기자 스타일에 맞게 기사 초안 자동 생성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기자는 본연의 역할인 위대한 질문과 통찰에만 전념할 수 있다. 생성 AI 사업자는 뉴스 미디어와 기자가 활용할 AI 서비스를 사스(SaaS, Software as a Service)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뉴스 데이터를 공급받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저작권 침해가 망치를 만날 수 있다면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세상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 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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