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올림픽 성지로” 잠실 주경기장 새단장

40년 만에 리모델링… 2026년 완공
올림픽 재유치 대비 경기장 기능 강화
관람석·트랙 교체·장애인석 추가키로
보행 접근성 개선·1급 수영장 신설도
한강 활용 ‘수열에너지’로 친환경 냉방

88서울올림픽 개최지라는 역사성을 가진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이 리모델링된다. 원형은 최대한 보존하고, 시설 재배치·복합화를 통해 2026년 12월 새로운 스포츠·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새 단장을 마친 잠실 주경기장은 서울시가 올림픽을 재유치할 시 새로운 ‘올릭픽 성지’ 역할을 하게 된다.

서울시는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 리모델링 공사에 착공했다고 29일 밝혔다. 1984년 완공된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은 준공 후 약 40년이 흐르며 시설이 노후화돼 이용률이 떨어지고 있다. 시는 2018년 5월 국제지명설계공모를 통해 나우동인건축사무소의 ‘공명하는 대지, 잠실’을 당선작으로 선정해 지난달 설계를 완료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 리모델링 예상 조감도. 서울시 제공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시는 올림픽 재개최를 대비해 경기장 기능을 대폭 강화한다. 잠실 주경기장 상부 관람석 3만여개와 육상트랙을 전면 교체하고, 장애인 관람석 358석을 추가 설치한다. VIP실 인테리어를 바꿔 내부 관람환경도 개선한다. 시는 잠실 주경기장이 국제 경기와 전국단위 경기 등을 개최할 수 있는 1종 육상경기장 공인을 획득할 수 있도록 대한육상연맹 자문을 받아 설계에 반영했다. 주경기장 남측에만 있었던 전광판은 경기장 북측에도 추가로 신설하고, 북측 관람석 출입구도 확장한다.

주경기장 외부는 리브·캐노피 등 구조체 원형을 보존해 역사성 유지에 초점을 맞춘다. 주경기장 외부에 설치된 기존 콘크리트 데크는 철거하고, 탄천과 한강을 잇는 폭 30m의 보행광장(울림광장)을 조성해 시민들이 접근하기 쉬운 열린 공간을 제공한다.

시는 주경기장 데크 시설을 증축해 전문체육시설 및 생활체육시설을 확충하기로 했다. 동측 체육시설동(증축동)에는 전문체육인들의 실력향상을 위해 전문체육시설 및 합숙소를 배치한다. 배치 종목은 트라이애슬론, 태권도, 펜싱, 탁구, 육상, 복싱, 체조 등이며 합숙소는 일반 33실(66인), 장애인(7실), 식당으로 구성된다. 잠실 주경기장 일대가 도시공원 콘셉트의 도심형 스포츠·문화 복합공간이자 시민공간으로 만들어지는 셈이다.

시는 주경기장 리모델링과 함께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는 잠실학생체육관을 이전하고, 다이빙장이 포함된 수영장을 학생체육관 내부에 신설한다.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과 연계해 민자수영장 및 보조경기장도 조성한다. 학생체육관 내 수영장은 국제대회 개최가 가능한 공인 1급 수영장으로 설계했다. 시는 사업 추진을 위해 시교육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시는 이번 리모델링을 계기로 주경기장에 한강 물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인 ‘수열에너지’를 도입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친환경 냉방시스템을 구축한다. 주경기장 냉방의 35%는 수열에너지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 경우 화석연료 사용 대비 온실가스를 연간 약 1450t 감축(소나무 21만9000그루 식재효과)하고 매년 2억2000만원의 전기료를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장권 시 균형발전본부장은 “88올림픽 개최 성지인 잠실 주경기장이 역사성을 보존하는 동시에 스포츠와 일상이 어우러진 스포츠 문화복합공간이자 서울의 랜드마크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