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맞는 ‘성공의 기준’ 정하기[직업인을 위한 김호의 생존의 방식]
나는 39세에 직장을 나왔다. 그리고 독립적으로 일해 오면서 단순히 돈 때문만이 아니라 하는 일이 보람차고 재미있어서 가능한 한 오래하고 싶다. 체력적으로 지칠 때는 있어도 계속 성장을 느끼는 중이다. 조직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코칭과 워크숍을 진행하는 일로 오랜 경험을 쌓아온 나는 작년부터 일주일에 3일만 일하고, 이틀은 또 다른 직업을 만들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다. 바로 목공이다. 이제 나는 코치이자 퍼실리테이터, 그리고 나무를 만지는 목수로서 가급적 오래 일하고 싶다.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는 이유는 각자가 자신의 상황과 욕망에 맞는 다양한 성공을 정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삶에 대한 만족도에서 조사 대상 41개국 중 한국은 35위에 위치해 있다. 성공을 하나의 경로로만 정의해 놓고 모두가 그 경로를 따라가다 보니 많은 사람이 뒤처진다고 생각하고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에 그 이유가 있다고 본다. 이어령 교수는 360명이 뛰는 한 방향으로 모두가 경주를 하면 1등에서 360등까지 생기지만 자신이 뛰고 싶은 방향으로 각자 뛰면 모두가 1등을 할 수 있다면서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성공을 정의하는 요소에는 무엇이 있을까. 내가 보기에 여섯 가지 요인이 있다. 그리고 각 요인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를 찾아보는 것이 자기만의 성공을 정의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첫째, 돈. 매달 들어오는 수입이 규칙적이고 더 높은 것을 추구하는가 아니면 상대적으로 수입이 조금 낮거나 불규칙하더라도 오랫동안 버는 것을 추구하는가. 대다수 직장인은 20대 중반쯤 일을 시작해서 50대 전후 퇴직하는 것이 현실이다. 어떤 사람들은 직장에서 직책을 높이는 것에 몰두하다 퇴직하는 순간 경제생활을 못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직장에서 자기만의 기술, 즉 직업을 만들어서 오랫동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돈을 벌기도 한다.
둘째, 지위. 어떤 사람은 직장 내 높은 직책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가 하면, 또 다른 사람들은 자기만의 기술과 직업으로 전문성 인정 수준을 높이는 것에 집중한다.
셋째, 의미. 일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의 의미를 중요시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넷째, 시간. 시간 사용의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상대적으로 시간 자유의 중요성을 높지 않게 보는 사람이 있다.
다섯째, 브랜드. 자신이 속한 조직과 담당 제품 등의 브랜드가 자신의 브랜드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고, 직업인으로서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있다.
마지막은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 다른 요인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관계 혹은 놀이나 취미 등 자기만의 관심사다.
8월 초 미국 메인주 목공학교에서 만난 목수는 돈은 많지 않아도 매우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었다. 은퇴 나이를 넘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목공과 재즈 피아노로 돈을 벌고, 삶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직업적 독립을 통해 은퇴를 늦게 하는 삶(PIRL)은 또 다른 ‘파이어(PIRE)’족이기도 하다. 좋아하는 일로 직업적 독립을 이루게 되면, 일하면서 지속적으로 재충전(Recharge Every time)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성공과 삶의 경로를 추구하고 있는가.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교육 멈춤의 날’ 재량휴업 학교 17곳… 교육부는 지정 철회 요청
- ‘시진핑 리스크’, 中 경제 회복에 최대 걸림돌
- [단독]간토학살 희생 조선인 296명 이름 더 찾았다
- [수요논점/길진균]직설-감성 연설, 선택은 대통령이
- [동아시론/이현우]언제까지 친명-비명에 매달릴 것인가
- 새만금 개발 전면 재검토… 공항 내년 착공 어려울듯
- 尹 “재정 만능주의 배격… 장관들, 싸우라고 그 자리 있는 것”
- 국힘 “절대다수 野, 악법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 민주 “정부, 의견 다른 국민을 반국가세력 규정”
- 정부 “홍범도 육사 흉상은 이전… 국방부 흉상은 존치도 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