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각료들, 중국에 ‘벌떼’ 대응…“WTO 제소 검토”

[앵커]

일본 각료들이 오염수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을 향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논의하길 바란다"며 일제히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중국을 세계무역기구 WTO에 제소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쿄 박원기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후쿠시마 인근 관광시설 직원이 전화를 받자마자 어쩔 줄 몰라 합니다.

중국 국가번호 '86'으로 시작하는 항의 전화입니다.

최근 이런 전화가 100건 넘게 걸려 왔습니다.

[사토 후미코/관광시설 종사자 : "대책, 방법이 없습니다. 상대방을 알아낼 수도 없어요. 좀 어른스럽게 행동했으면..."]

오염수 방류 개시 이후 일본 각지엔 중국에서 건 것으로 추정되는 항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일본행 항공권 예약은 지난주보다 3분의 1로 줄었고, 환불 요청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일본 각료들은 중국 내 반일 감정 악화와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전면 금지에 대해 일제히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세계무역기구, WTO 제소 가능성까지 언급했습니다.

[하야시 요시마사/일본 외무상 : "(중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WTO의 틀 아래에서 필요한 대응을 실시하겠습니다."]

중국이 오염수 방류 문제를 외교적 압력 수단으로 다루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분석도 나왔습니다.

지난달 일본이 중국에 대해 시행한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규제에 대한 맞대응 카드라는 겁니다.

[고로기 이치로/간다외국어대 교수 : "(일본이) 중국에 대한 '하이테크(첨단 장비)' 수출규제를 풀면, 중국 측도 그것(오염수 대응)을 완화하는 카드로 아껴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 당국과 관영 매체들은 연일 일본을 강도 높게 비난하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이 중국에 유감 표명한 걸 놓고서는 '피해자 코스프레'라는 비판까지 나왔습니다.

중일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일본이 다음 달 성사되길 희망했던 중일 정상회담도 무산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이웅/그래픽:김성일/자료조사: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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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기 기자 (remember@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