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0억원 분식회계’ 이상영 전 대우산업개발 회장 구속…‘증거인멸 염려’
수천억원의 분식회계 및 회삿돈 배임·횡령 혐의를 받는 대우산업개발 이상영 전 회장과 한재준 전 대표이사가 구속됐다.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9일 이 전 회장과 한 전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전 회장과 한 전 대표는 2016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1430억원 상당의 분식회계를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대손충당금을 과소계상한 재무제표를 공시하고 이를 활용해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총 7곳의 금융기관에서 470억원을 대출받아 편취한 것으로 본다.
이 전 회장은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총 17차례에 걸쳐 회삿돈 140억8600만원을 대여금 명목으로 빼돌린 뒤 주식투자 등 개인 용도로 쓴 혐의도 있다. 한 전 대표도 회삿돈을 이 전 회장 명의 계좌로 송금하는 등 횡령에 관여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 전 회장은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초 이 전 회장이 대우산업개발 직원들을 통해 ‘신흥산업개발의 대표이사를 한모 대표이사에서 이 회장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이 담긴 대표이사 변경 문서와 ‘한 대표이사가 보유하고 있는 신흥산업개발 주식 25만주를 이 회장에게 양도한다’는 내용의 주주변경 문서를 위조했다고 본다. 해당 문서에 기재된 한 전 대표의 서명이 위조됐다는 것이다. 한 전 대표는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회삿돈 약 122억원 상당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고 회사에 약 31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이 전 회장이 수사무마를 목적으로 고위직 경찰관(경무관)에게 뇌물을 제공한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이 이 전 회장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공수처 수사도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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