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초토화+'잔여경기 최다' 압박에도 KIA는 웃는다, 선발 마음 잘 아는 전천후 불펜 있으니까

김동윤 기자 2023. 8. 29. 22: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임기영./사진=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가 마운드가 초토화된 상황에서 빡빡한 잔여 경기 일정까지 받아들였다. 그럼에도 미약하나마 웃을 수 있는 건 '전천후 불펜 투수' 임기영(30)의 존재 덕분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9일 2023 신한은행 SOL KBO 정규시즌 잔여 경기 일정을 확정 발표했다. 그중에서도 잔여 경기가 40게임으로 가장 많이 남은 KIA는 이날 광주 NC 다이노스전마저 비로 취소되면서 일정 소화에 있어 압박을 받게 됐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받아 들고 보니 더 막막하다. 조금 쉴 틈이 있는 다른 팀과 다르게 10월 10일까지 원래 휴식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쉬는 날이 10월 7일 토요일밖에 없다. 더블헤더만 10개 팀 중 유일하게 세 차례에 상대도 5강 경쟁 중인 NC, LG 트윈스, KT 위즈다.

현재 KIA의 순위는 52승 2무 50패로 5위. 위로는 55승 2무 49패로 2경기 차로 앞서 있는 4위 NC가 있고, 밑으로는 54승 1무 53패로 0.5경기 차로 쫓아오고 있는 6위 두산 베어스가 있다. 3위 SSG 랜더스(59승 1무 47패)부터 6위 두산까지 5.5경기 차밖에 나지 않는 촘촘한 상황에서 9월 23일 개막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으로 인한 타격도 가장 큰 팀이 KIA다. 이의리, 최지민, 최원준(발표 당시 상무 소속)이 소집된 가운데 특히 이의리와 최지민이 빠진 마운드의 공백이 상당하다.

후반기 들어 KIA는 토종 에이스 양현종의 부진과 대체 외국인 선수 마리오 산체스의 부진 등으로 인해 선발 평균자책점이 리그 8위(4.59)에 불과했다. 그런 상황에서 후반기 5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4.00의 이의리와 12경기 평균자책점 4.00의 최지민의 동반 이탈은 선발과 불펜에서 핵심이 하나씩 빠져나가는 것과 다름없다.

설상가상으로 산체스가 28일 우측 팔꿈치 내측측부 인대 부분 손상 및 충돌증후군으로 최소 3주 재활 진단을 받았다. 현재 어깨 통증으로 이탈한 이의리가 돌아와도 산체스가 없고, 산체스가 돌아올 쯤엔 이의리가 없게 되면서 사실상 남은 기간 완전체는 보기 어려워졌다. 두 사람의 빈자리는 올해 1군 선발 기회를 받았던 황동하, 김건국을 필두로 꾸준히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김재열, 김유신 등이 메울 것으로 보인다.

29일 KIA-NC전이 취소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사진=KIA 타이거즈
이의리(가운데). /사진=KIA 타이거즈

KIA가 쓸 수 있는 카드는 하나 더 있다. 올 시즌 지고 있는 경기부터 이긴 경기를 매조짓는 마무리까지 전천후 활약을 하고 있는 임기영(30)이다. 올 시즌 그는 48경기에 출전해 4승 2패 1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70, 66⅔이닝 47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임기영에게 선발 투수는 불펜보다 익숙한 보직이다. 2020년 25경기 평균자책점 5.15, 2021년 28경기 4.88, 2022년 26경기 4.24로 지난 3년간 풀타임 선발로 자리를 잡는 중이었고 올해 스프링캠프도 선발 투수로 시즌을 준비했다.

임기영은 선발 투수의 마음을 잘 아는 선수다. 올해 멀티 이닝 릴리버로서 호성적도 어쩔 수 없이 내려가는 선발 투수들의 마음을 잘 알았기에 생긴 책임감이 바탕이 됐다. 최근 임기영은 광주 한화전을 앞두고 "(윤)영철이가 잘 던지고 있다가 확 무너질 때가 있었는데 나도 선발할 때 그랬다. 한 번 맥이 풀리면 그 이닝에 항상 맞아 나간다. 그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영철이와도 몇 번 이야기했다. 그래도 영철이는 정말 대단한 것이다. 2017년의 나는 제대하고 돌아온 25세였고 영철이는 이제 겨우 20세"라고 웃었다.

한화 이글스 시절 이후 첫 풀타임 불펜 경험으로 자신의 강점과 개선해야 할 점도 깨달았다. 임기영은 "선발 투수를 할 때는 타순이 돌아서 4회나 5회가 되면 중심에 많이 맞아서 홈런이 많아졌다"며 "지금은 한 바퀴 돌기 전에 끝내버리니까 정타가 많이 줄어들었다. 또 짧은 이닝이니까 제일 좋은 구종을 던져서 빨리 끝내려고 하니까 장타 허용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KIA가 임기영을 활용할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현재 대체 선발 자원으로 꼽히는 선수들 중 선발 투수로서 경험과 실적에서 임기영을 따라올 선수는 없다. 한두 점 정도는 쉽게 뒤집을 수 있는 강력한 타선이 있기에 지금의 보직인 멀티 이닝 릴리버로서 임기영의 존재감도 떨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어느 보직이든 준비가 된 선수다.

임기영은 "나처럼 선발 투수가 자리를 비우면 선발로 가거나, (불펜에서) 길게 던지는 투수들이 팀에 한두 명은 있을 것이다. 팀 전체적인 관점에서 그런 선수가 있는 것이 좋은 방향이라 생각해서 난 지금의 내 역할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책임감도 좀 더 가지고 있고 지금은 마운드에서 더 공격적으로, 팀이 이기는 방향으로 던지려 한다. 지금 내 컨디션이 좋을 때 좀 더 많이 나가서 팀이 이기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임기영./사진=KIA 타이거즈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