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1부두에 ‘김병주 도서관’?…세계유산 ‘적신호’
[KBS 부산] [앵커]
부산시가 북항에 민간 기부자 이름을 딴 도서관을 지어 시민 복합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도서관을 짓겠다는 곳, 바로 부산항 1부두인데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오른 터라, 문화유산 훼손 논란이 거셉니다.
노준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북항 재개발구역 1단계에 있는 부산항 1부두입니다.
이곳 물류창고 일원 4천㎡ 땅에 부산시가 도서관 건립을 추진합니다.
국내 1위 자산가이자, 사모펀드 투자그룹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이 사재 200억 원을 기부해 '김병주 도서관'을 짓겠다는 것.
부산시는 부산항 1부두의 원형과 미관을 해치지 않게, 1층짜리 창고형 도서관을 구상 중입니다.
[임종화/부산시 북항재개발 기반시설팀장 : "근대 유산인 항만이나 산업시설은 개량도 하고, 활용도 하면서 이렇게 보존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고요."]
하지만 문제는 부산항 1부두가 지난해 12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가 결정된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 9개 장소 중 핵심이라는 점입니다.
앞으로 세계유산에 등재되려면 '유산 보호'가 필수라 신축 건물을 짓는 건 허용되질 않습니다.
여기다 개인 이름을 딴 도서관을 새로 짓겠다는 건, 1부두가 가진 역사적 가치에 어울리지 않을뿐더러, 세계유산 등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학계는 경고했습니다.
[차철욱/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 소장 : "개인 이름을 딴 도서관이 들어가 버리면, 이 도서관이 (부산항 1부두) 그 공간의 어떤 의미를 완전히 만들어버리잖아요? 융통성이 없어진다는 거예요."]
[강동진/문화재청 문화재위원/경성대 교수 : "세계유산 잠정목록이 되면 그 유산 구역은 손을 대면 안 됩니다. 그러면 세계유산 잠정목록, 세계유산 등재를 포기해야 해요."]
부산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품은 피란민의 삶터, 부산항 1부두.
공론화 절차나 숙의 과정 없이 급물살을 탄 부산시의 도서관 신축 추진으로, 국내 근대유산 최초,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도전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
노준철 기자 ( argo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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