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결행 3년간 3천여 건…보조금 삭감은 1억 뿐
[KBS 제주] [앵커]
서귀포의 한 버스업체가 버스 대신 승용차에 승객을 태워 변칙 운행한 사실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해당 업체는 버스 고장 등을 이유로 3년간 3천 건이 넘게 운행을 못 했는데 도에서 지원받은 보조금 3백억 원 중 삭감된 액수는 1억여 원에 불과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임연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버스 업체는 서귀포 주요 지역을 운행하고 있습니다.
소유한 버스 70대 가운데 58대가 전기버스입니다.
2016년 이후 도입했는데 잦은 고장으로 몇 년 전부터 심각성이 지적됐습니다.
[오인환/버스 기사/2021년 : "(전기 버스) 배터리가 겨울에 추우면 제 역할을 못 해서 언제 서버릴지 몰라요. 저희도 두근거리고 걱정하며 운행하기 때문에."]
[홍관철/버스 기사/2021년 : "내리막에서 만약 시동이 꺼졌을 때는 저희가 감당할 수가 없어요."]
정상 운행을 못 하는 횟수가 2019년부터 급격히 늘기 시작해 2021년에만 2천 건을 넘었습니다.
3년간 3천 백여건에 달해 평균으로 보면 매일 세 차례 운행을 빼먹은 셈입니다.
지난달 기준으로는 아예 운행할 수 없는 버스가 9대, 충전을 가득해도 최대 20여 km밖에 못 달리는 노후 전기버스도 3대나 됩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제주도가 이 업체에 2020년부터 3년간 투입한 버스 준공영제 예산은 341억 원에 달합니다.
반면, 3천 건 넘는 결행에 따른 보조금 삭감액은 1억 2천여만 원에 불과합니다.
삭감액이 적은 건 버스 출발 여부에 그 비밀이 있었습니다.
여객자동차운수법상 버스 미운행에 따른 과징금은 1회당 백만 원입니다.
하지만 제주도는 운행하다 고장이 나서 중단할 경우 이른바 '고장 결행'은 과징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오명수/제주도 운송지원팀장 : "운행하다가 차량 고장으로 해서 노선 못 뛸 경우 있잖아요. 그건 고장 결행으로 봅니다. (버스) 고장으로 결행은 우리가 보조금 연말 정산할 때 삭감하는데."]
이 업체에는 버스 대신 자가용 변칙 운행을 한 혐의로 과징금 8천5백만 원이 부과됐습니다.
버스 준공영제로 매년 천억 원 넘는 지자체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비효율적인 운영으로 대중교통 개선은 공염불에 그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고진현/그래픽:박미나
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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