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양자보안통신’ 기술 표준화 주도

관련 국제회의서 선언…통신 전 과정 보호기술 상용화

SK텔레콤이 양자컴퓨터의 해킹 공격까지도 막아낼 수 있는 ‘양자보안통신’ 기술 표준화 제정 작업을 주도한다.

SK텔레콤은 다음달 8일까지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 표준화 부문 정보보호연구반(ITU-T SG17) 회의에서 양자보안통신 표준 과제 개발에 나선다고 29일 밝혔다.

이 기술 표준은 장단점이 뚜렷한 양자키분배기술(QKD)과 양자내성암호(PQC)를 결합해 통신의 전 과정을 보호하는 게 핵심이다.

QKD는 양자 역학의 특성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해킹이 불가능할 정도로 보안 강도가 높다. 이는 하드웨어 기반 기술로, 사업자는 물리적인 키 분배장치를 구간마다 설치하고 운용해야 한다.

PQC는 수학적 난제를 활용해 양자컴퓨터가 풀어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도록 하는 암호화 방식으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구현 가능해 확장성이 뛰어나다.

현재 SK텔레콤은 QKD와 PQC를 통합 관리하는 솔루션 연구를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데이터센터에서 스마트폰까지 통신이 진행되는 경우, 유선망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인터넷망 구간과, 교환국~기지국 구간에는 각각 QKD를 적용하고, 무선망 기반의 기지국과 스마트폰 사이에는 PQC를 적용하는 식이다.

SK텔레콤은 양자 역학 기반 글로벌 보안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ITU-T를 포함해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와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등 권위 있는 국제기구에서 표준 수립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유망 기술의 규격, 품질 등에 대한 공통 합의가 정해지면 기술의 발전과 산업화가 촉진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양자암호통신 상용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최초로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 국제 가상사설망(VPN)에 PQC를 상용화했다. 일찌감치 2019년에는 서울~대전 구간 5세대(G) 통신망에 QKD를 적용했다.

글로벌 양자암호통신 시장 규모는 2022년 이후 연평균 39.8% 성장해 2030년에는 24조5793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민용 SK텔레콤 최고사업개발책임자(CDO)는 “국제회의에서 상호보완적인 QKD와 PQC의 장점을 활용한 차세대 보안 기술 표준 수립에 앞장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양자보안통신 관련 연구와 사업을 통해 글로벌 양자암호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