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스타트업 3곳, 어엿한 ‘회사’가 됐습니다

피트인·매이드·에바싸이클
아이디어 인정받고 독립 분사

현대자동차그룹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사내 스타트업 3곳이 독립 분사했다. 현대차그룹은 사내 스타트업 프로그램인 ‘제로원 컴퍼니빌더’의 지원을 받은 ‘피트인(PITIN)’ ‘매이드(MADDE)’ ‘에바싸이클(EVACYCLE)’ 등 3개사가 분사했다고 29일 밝혔다.

피트인은 사용한 배터리를 신상품에 준하는 수준으로 정비한 ‘리퍼비시 배터리’를 공급하는 업체로, 택시 등 영업용 전기차를 대상으로 리퍼비시 배터리 구독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업체는 일반적인 충전 방식 대신 사용한 배터리와 리퍼비시 배터리를 교체하는 배터리 교환 방식으로 장시간 전기차를 운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같은 날 분사한 매이드는 3차원(D) 프린팅을 활용해 실리콘 카바이드 부품을 제작하는 스타트업이다. 매이드가 개발한 3D 프린팅 공법은 기존 절삭가공법보다 공정이 간단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어 향후 반도체 부품뿐 아니라 우주산업, 소형 원자로 등까지 사업영역 확장 가능성이 있다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에바싸이클은 폐배터리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유가금속이 포함된 블랙파우더를 추출하는 재활용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블랙파우더 시장도 커질 전망이지만 설비·공정 관련 기술 수준이 낮다 보니 아직까지는 시장에 뛰어든 업체들이 많지 않은 실정이다. 현대차그룹은 공정 핵심 설비를 직접 설계·제작하는 에바싸이클이 블랙파우더 추출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

현대차그룹은 2000년부터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벤처플라자’를 운영하다 2021년 제로원 컴퍼니빌더로 명칭을 바꿔 자동차 분야 외에도 다양한 영역을 다루는 사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선발된 스타트업은 최대 3억원의 개발 비용을 지원받고, 1년간 제품·서비스 개발 및 사업화 기간을 거치며 분사 또는 사내사업화 여부를 평가받는다. 그동안 76개 팀을 육성했고 33개 팀을 분사시켰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