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파전’ 된 대만 총통선거…야권 분열에 집권당 웃는다
궈타이밍(郭台銘·사진) 폭스콘 창업자의 가세로 내년 1월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가 4파전 양상으로 흐르게 됐다.
야권 분열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은 정권 재창출 가능성이 높아졌고,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야권 후보들 사이에서는 단일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만 자유시보는 궈타이밍의 총통 선거 출마 선언으로 대만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애플의 최대 공급업체인 폭스콘을 창업한 궈타이밍은 전날 총통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출마 선언을 통해 집권 민진당의 정책이 대만을 전쟁의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판하면서 “4년의 시간이 주어지면 대만이 절대로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되지 않도록 하고 대만해협에 50년간 평화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밝혔다.
넉 달여 앞으로 다가온 대만 차기 총통 선거 구도는 크게 흔들리게 됐다. 그의 출마 선언 전까지 대만 총통 선거는 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 후보와 제1야당인 중국국민당(국민당)의 허우유이(侯友宜) 후보, 제2야당인 대만민중당(민중당)의 커원저(柯文哲) 후보 간 3파전 양상으로 진행돼왔다. 궈타이밍의 가세는 정권 재창출을 노리는 집권 민진당에 유리한 구도다. 국민당 총통 후보에 도전했다 고배를 마신 그의 무소속 출마는 야권 지지층의 분열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동안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민진당의 라이 후보는 3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20%대 지지율을 보이는 두 야당 후보를 제치고 선두를 유지해왔다. 야권이 후보를 단일화하지 않는 한 민진당의 낙승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궈타이밍의 출마 선언은 여당의 재집권 가능성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4자 대결이 현실화될 경우 마지막 변수는 야권 단일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단일화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 후보 지지율이 비슷하게 유지된다면 단일화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다.
대만의 정권교체를 바라는 중국에서도 야권 분열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궈타이밍의 정치적 야망이 야권을 더욱 분열시키고 민진당 당국을 돕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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