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쉰들러’ 목사, 10대 피해자 또 나왔다
[앵커]
탈북민들을 지원하면서 '아시아의 쉰들러'로 불렸던 유명 목사의 성추행 의혹 보도 이어갑니다.
경찰이 파악한 8명의 피해자 외에 또 다른 탈북 청소년 2명이 KBS 취재진을 만나 자신들도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털어 놨습니다.
이호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달 초 탈북 청소년 성추행 의혹 보도 후 구속된 A 목사는 어제(28일)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A 목사/지난 21일/구속심사 당시 : "(추가 피해자도 나오고 있는데 하실 말씀 없으십니까?) ……."]
쉽사리 용기를 내지 못했던 숨은 피해자들이 A 목사 구속 후 KBS 취재진과 만났습니다.
10대 탈북 청소년 2명입니다.
[B양/음성변조 : "되게 마음이 많이 쓰이더라고요. 옛날에 내가 조금 더 대처를 조금 했으면 그나마 지금 애들한테는 그렇게 피해를 안 주지 않았을까…"]
몇 해 전, A 목사의 대안 학교에 있었다는 B양은 부적절한 신체 접촉과 강압적인 태도에 스트레스를 받아 자해를 시도한 적도 있다고 했습니다.
[B양/음성변조 : "아무것도 그거에 대한 대처를 못 하는 제가 너무 초라하고 약간 처절하고. 그래서 혼자 막 방에서 울고."]
지난해 A 목사의 학교에 들어간 C양도 한 달 뒤, 목사가 기숙사 침실에 들어와 몸을 만졌다고 털어놨습니다.
[C양/음성변조 : "제가 누워있는 상태였잖아요. 배를 건드렸고 팔, 그리고 가슴을 무의식적으로 건드렸어요."]
성추행은 올해 7월까지 이어졌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C양/음성변조 : "엄마한테 말했더니 20만 원('학교 밖 청소년' 지원금)을 주니까 계속 있으라고 해서 계속 있었는데… 그곳에 잠시라도 머물고 싶지 않았어요."]
기숙사에선 주말 동안 밥도 주지 않는 등 학교 운영이 부실했단 증언도 나왔습니다.
[자원봉사자/음성변조 : "(학생들이) '그냥 식빵 같은 걸 먹어요, 밥' '그저 대충 때워요' 이렇게 이야기해서… 봉사활동 하던 아동 시설들에선 한 번도 이런 걸 본 적이 없는데…"]
[B양/음성변조 : "분명 후원금을 받는 것 같은데 그게 도대체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 분명 우리를 위해 쓴다고 하지 않았나?"]
KBS 취재진과 만난 새로운 피해자들은 A 목사를 상대로 추가 고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앵커]
지금은 미국에 살고 있는 한 탈북 여성도 17년 전에 같은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여성이 목사의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검찰에 내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았습니다.
신현욱 기자가 여성을 만나 당시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탈북한 뒤 A 목사의 도움을 받아 2006년 미국으로 망명한 신 모 씨.
당시 목사는 탈북민들에게 '신과 같은 존재'였다고 말했습니다.
[신 모 씨/음성변조 : "아빠, 아빠 했어요. 북한 사람들을 구출해주는 하나님, 그냥 그렇게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북한 밖 생활에 겨우 적응하기 시작할 무렵, 목사의 부적절한 접촉이 시작됐다고 했습니다.
성추행 뿐 아니라 성폭행 시도도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신 모 씨/음성변조 : "주위에서는 '목사님이 너무 자기 자식같이 사랑하고 예뻐해서 그랬을 거다' 이렇게 넘어가더라고요."]
성추행을 목격한 오빠가 목사를 만류하자, 압박이 시작됐다고도 했습니다.
[신 모 씨/음성변조 : "성추행한 그 아이들한테 했던 그 얘기를 나한테도 똑같이 써먹었어요. '이런 식으로 은혜를 원수로 갚니'..."]
노골적인 협박도 이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신 모 씨/음성변조 : "'너네 이제 영주권 못 받게 할 거야', (너희들의) 엄마는 미국에 못 간다고,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자기가 미국에 안 보내준다고.."]
신 씨는 결국 2010년 한국에서 목사를 고소했습니다.
하지만 고소 기한 6개월을 넘겼다는 이유로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습니다.
이후 2013년 법이 개정돼 성범죄 관련 고소 기한이 없어졌지만 미국에 체류 중인 신 씨는 이런 사실도 알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공소시효가 모두 끝나, 다시 고소해도 수사가 불가능한 상황.
그래도 한국을 찾은 건 또 다른 탈북 청소년이 피해를 입는 걸 막고 싶어서라고 했습니다.
[신 모 씨/음성변조 : "목숨 걸고 자유 찾아 한국이나 미국에 왔잖아요. 저희까지가 마지막 피해자 였으면 좋겠고요."]
신 씨는 검찰에 A 목사의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입니다.
KBS는 A 목사 측에 신 씨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물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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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
신현욱 기자 (woog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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