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분식회계’ 대우산업개발 전 회장…검찰 “경찰관과 유착, 수사정보 받았다”

구속영장에 ‘경찰 수사 무마 정황’…‘수사 미흡’ 적시도

이상영 전 회장, 한재준 전 대표

검찰이 수천억원의 분식회계 혐의 등을 받는 대우산업개발 이상영 전 회장과 한재준 전 대표의 구속영장에 ‘경찰관과 유착해 수사 정보를 받았으며, 경찰 수사도 일부 미흡하게 이뤄졌다’고 기재한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수사부(부장검사 민경호)는 이 전 회장 등의 구속영장에 ‘경찰 수사 무마’ 정황을 증거인멸 염려 사유로 적시했다. 분식회계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던 이 전 회장과 한 전 대표가 경찰관과 유착해 수사기밀을 전달받았고, ‘실제로 경찰 수사 과정에서 분식회계에 대한 수사가 미흡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두 사람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증거를 없애려고 한 데 그치지 않고 수사 경찰관과 직접 접촉해 수사 자체를 무마하려 했다고도 했다. 앞서 대우산업개발의 분식회계 혐의 등을 수사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올해 초 두 사람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검찰은 이들이 회사 직원들과 진술을 공모한 정황도 확인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에도 이들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허위 증거를 지어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구속해야 한다고 했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이 전 회장과 한 전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도 이 같은 사유를 들어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다.

두 사람은 2016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1430억원 상당의 분식회계를 한 혐의 등을 받는다. 이 전 회장은 경찰 수사를 무마하려고 경무관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도 받고 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