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관 공유 자리서도 이념 편 가른 대통령

유정인 기자 2023. 8. 2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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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통 간부위원들 만나 “공산전체주의, 자유사회 교란”
남북관계 개선·평화는 언급 않고 연일 ‘대결 인식’ 드러내
수석부의장은 “구름 위 빛나는 태양” 윤 대통령 추켜세워
간부위원들과 기념촬영 하는 윤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1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간부위원과의 통일대화’에서 김관용 수석부의장을 비롯한 간부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전체주의가 대결하는 분단 현실에서 공산전체주의 세력, 그 맹종 세력과 기회주의적 추종 세력들은 허위조작, 선전·선동으로 자유사회를 교란시키려는 심리전을 일삼고 있고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통일관을 공유하는 자리에서 실체도 불확실한 ‘공산주의 추종 세력’을 내세워 시민들을 편 가르고, 평화보다는 대결적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1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 간부위원과의 통일대화’ 모두발언에서 “이것이 바로 공산전체주의의 생존 방식”이라며 “인접한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발전하면 사기적 이념에 입각한 공산전체주의가 존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날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국가의 정치적 지향점에서 제일 중요한 게 이념”이라고 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이념 대결을 강조했다.

민주평통은 대통령에게 평화통일정책을 자문하는 헌법 기관으로 대통령이 의장을 맡는다. 이날 ‘통일대화’는 다음달 1일 출범하는 제21기 민주평통 간부위원에게 의장인 대통령의 통일철학과 통일정책을 발표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통일은 자유,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것”이라며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글로벌 중추국가가 되는 것이 통일 역량과 국제적 지지 확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헌법 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대통령의 언급에서 ‘평화적’이란 표현은 빠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일 역량 증대’와 연결 짓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3국 협력체계는 인류 전체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며 우리의 통일 역량을 크게 증대시키고, 국제사회로부터 우리의 통일을 지지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평통 간부위원들에게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글로벌 중추국가로 발전해 우리의 통일 역량을 키우려면 여러분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자유통일 개척자가 돼달라”고 했다.

통일 추진의 당사자인 남북의 관계 개선 방안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평화통일에 대한 언급은 “민주평통은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실천하기 위해 국민적 역량과 의지를 하나로 결집하는 헌법 기관”이라는 기관 소개 한마디에 그쳤다.

김관용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윤 대통령을 ‘구름 위 태양’에 비유했다. 김 수석부의장은 윤 대통령이 발언을 마친 뒤 “시커먼 먹구름 위에는 언제나 빛나는 태양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며 “먹구름을 걷어내고 혼란 속에서 나라를 지켜내신 구국의 지도자, 민주평통 의장이 바로 윤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자유와 연대의 기치 아래 숨 가쁜 정상외교를 하고 특히 북핵 위협을 극복하기 위해 한·미·일 ‘동맹’을 더욱 강화시켰다”면서 “지금까지 이런 지도자를 만난 적 있나. 무한 지지와 박수를 보낸다”고도 말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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