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급 육아휴직 18개월로 확대...혼인 안해도 ‘신생아 특공’ 자격
2024년도 예산안에는 혼인 여부에 관계없이 신생아를 낳은 가구에 대해 주택을 특별 공급하고, 유급 육아휴직 기간을 18개월로 늘리는 등 파격적인 출산·육아 지원책이 여럿 담겼다. 필요한 곳에 제대로 돈을 써 저출산이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을 극복해나가겠다는 것이다. 출산 가구의 ‘내 집 마련’을 돕고, 아이가 제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소아 의료 지원 예산을 올해 대비 5배 이상 키웠다. 독박 육아에서 벗어나 부모가 함께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인센티브도 대폭 강화했다.
◇혼인 여부 상관없이 신생아 가구에 주택 특별 공급
정부는 신생아 출산 가구의 주거 안정을 위해 주택 마련과 전세 자금 융자 지원 등에 총 9조원을 쓰기로 했다. 신생아 출산 가구는 혼인 여부와는 관계가 없다. 그간 기혼 가구를 중심으로 혜택을 준 것과 달라진 점이다. 올해 출생아부터 적용되고, 분양·융자 신청 전 2년 이내 출산한 가구가 해당한다.
먼저 신생아 출산 가구에 대해 연 7만호(공공 분양 3만호·민간 분양 1만호·공공 임대 3만호) 수준의 특별공급을 추진한다. 이른바 ‘신생아 특공’이다. 내년 4월 이후 입주자 모집 공고가 나오는 아파트부터 적용된다. 공공 분양은 도시 근로자 월평균 소득 150%(올해 기준 3인 가구 이하 976만원) 이하이고 자산 3억79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신생아 출산 가구가 디딤돌(주택 구입)·버팀목(전세)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소득 요건도 연 7000만원에서 1억3000만원으로 완화한다. 신혼부부나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보다 좋은 조건으로 디딤돌·버팀목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신생아 출산 가구는 9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 5억원까지 빌릴 수 있고, 전세 보증금 5억원 이하 집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정부는 디딤돌·버팀목 대출 모두 시중금리 대비 1~3%포인트 낮춘다는 방침이다. 금리는 소득에 따라 연 1.6~3.3%(구매), 연 1.1~3%(전세)가 적용되고, 출산 시 1명당 0.2%포인트를 추가 우대한다.
◇소아 의료 예산은 올해보다 5배 커져
소아 의료 사업은 올해 62억원에서 내년 334억원 규모가 돼 5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최근 5년간 전국 소아과 병·의원 662곳이 폐업하는 등 필수 의료 체계에 금이 갔다는 우려가 커지자 예산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전임의 수련 수당을 월 100만원씩 지원하는데 44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수당 지급으로 소아과 지원 유인을 키워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아이가 아플 때 언제든지 전화로 상담할 수 있는 24시간 소아 전문 상담 센터를 5곳 신설하는 데 46억원을 신규로 투입한다. 또 45억원을 들여 야간과 휴일에 진료 가능한 ‘달빛어린이병원’을 전국 45곳에 세우는 내용도 담겼다.
◇부부가 각각 3개월 이상 육아휴직 써야 18개월로 연장
육아휴직 급여 기간(통상임금의 80%·월 최대 150만원)은 1년에서 1년 6개월로 늘어난다. 단, 정부는 ‘맞돌봄 3개월’이란 조건을 걸었다. 부모 중 어느 한쪽만 육아휴직을 쓰는 ‘독박 육아’를 줄이고 ‘부모 공동 육아 문화’를 확산하자는 취지다.
육아 부담이 큰 영아기에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쓸 경우 인센티브도 대폭 강화한다. 지금은 생후 12개월 내 자녀에 대해 부모가 각각 3개월씩 육아휴직을 쓸 경우 최대 150만원인 급여가 석 달간 한 달에 50만원씩 올라간다. 정부는 지원 대상을 생후 18개월 내 자녀로 확대하고 인센티브 지원 기간도 6개월로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부모가 6개월 육아휴직을 쓰면 6개월째 받을 수 있는 급여가 최대 450만원(통상임금의 100%가 한도)이 된다.
예컨대 엄마가 먼저 6개월 육아휴직을 쓰고, 이후 아빠가 6개월을 쓰면 아빠는 첫달 최대 200만원으로 시작해 6개월째에는 45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엄마는 앞서 6개월간 150만원을 받고, 아빠가 육아휴직을 쓰는 시점부터 추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기재부는 기존 육아휴직자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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