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에 항의 전화만 6000건…거센 ‘중국발 후폭풍’
불매운동 등 반일 감정 확산
일 야당 “방류 멈추고 협의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로 인한 중국발 ‘후폭풍’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염수를 관리하는 도쿄전력에는 중국발 ‘괴롭힘 전화’가 6000건 넘게 걸려왔으며, 중국인들의 불매운동에 일본 기업 주가는 출렁였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도쿄전력에 걸려온 중국발 괴롭힘 전화는 6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일본에서는 오염수 방류 이후 이에 대해 항의하는 중국인들의 스팸전화가 들끓어 논란이 된 바 있다. 후쿠시마현 내의 민간 업체들도 현재까지 1000건 이상 스팸전화가 왔다며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반일 감정이 그칠 줄 모르면서 중국 내 일본인 시설 이용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일본인 학교 등에 돌과 달걀이 투척되는 등 공격 사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주중 일본대사관도 최근 이와 비슷한 공격을 당한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한 중국 남성이 대사관 부지에 벽돌 조각을 던져 연행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전개되면서 일본 기업들의 주가가 출렁이기도 했다. 전날 도쿄 주식시장에서는 할인점 등을 운영하는 ‘팬퍼시픽인터내셔널홀딩스’가 한때 6.3% 떨어져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야당인 공산당의 고이케 아키라 서기국장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오염수 방류를 제대로 설명하는 외교적 노력이 게을렀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방류를 중단하고 중국과 사태를 해소하기 위한 협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부 각료들은 중국을 향해 유감을 표명하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은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금수 결정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대항 조치를 검토하는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에 반일 움직임에 대한 적절한 대응, 중국 내 자국민의 안전 확보, 오염수와 관련된 정확한 정보 발신 등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9일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에 대한 중국의 분노를 과장하며 스스로를 피해자로 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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