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산불 현장 가보니…27년차 대원도 "재난영화 같아"

신진 기자 2023. 8. 2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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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전 세계를 덮은 산불 소식입니다. 하와이 마우이섬, 대표적인 휴양지죠. 그런데 산불 한 번에 이렇게 변했습니다. 숨진 사람만 115명,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로 남게 됐습니다. 이런 초대형 산불은 기후위기의 현실의 공포가 됐단 증거입니다. 온난화로 기온 오르고 습도는 낮아지면서 산불이 더 자주 크게 나고 있고, 또 산불 때문에 탄소 배출이 늘어나면서 온난화는 더 빨라지는 악순환인 겁니다.

지금도 캐나다,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세계 곳곳이 초대형 산불에 시달립니다. 특히 캐나다는 넉 달째 산불이 이어지면서 통제가 안 돼 다른 나라 도움까지 필요한 상황입니다. 우리 산림청 공중진화대원들도 캐나다 돕기 위해 창설 27년 만에 처음 해외파견을 다녀왔습니다.

30일에 걸친 대원들의 사투를 신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산으로 들어가는 길, 연기가 자욱합니다.

[영화의 한 장면 같다.]

27년 경력의 대원도 두려웠습니다.

[라상훈/산림청 공중진화대 팀장 : 마음이 복잡했어요. 캐나다 산불은 크고 광범위하거든요.]

1997년 산림청 공중진화대가 생긴 뒤 첫 해외 파견, 그만큼 상황이 심각했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 곳곳이 타고 있었습니다.

1m 넘게 쌓인 이끼와 낙엽 아래에도 불씨가 가득했습니다.

[라상훈/산림청 공중진화대 팀장 : '핫스폿'이라고 부릅니다. 불은 보이지 않는데 밑에 나무뿌리는 숯 형태로 타고 있거든요.]

잡으려면 곡괭이로 땅을 헤집어 파헤친 뒤 물을 뿌려야 합니다.

[조심하세요. 조심.]

대원들은 2평 텐트에서 30일을 지내며 매일 12시간씩 일을 했습니다.

그늘이 없어 차 밑에서 쉬었고, 밥도 길에서 먹었습니다.

'흡혈 파리'도 복병이었습니다.

[라상훈/산림청 공중진화대 팀장 : (파리가) 계속 헤집고 다니면서 피를 빨아먹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가 부어 있고요.]

모기망을 뒤집어 쓰고, 붕대를 감고 현장에 나갔습니다.

[라상훈/산림청 공중진화대 팀장 : 안 나갈 수는 없는 거니까요. 전원 공격, 전원 수비였어요.]

주민들의 감사 인사는 힘이 됐습니다.

[라상훈/산림청 공중진화대 팀장 : 지나다니다 보면 'Thank you, have a nice day' (고마워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항상 외쳐주셨어요.]

계절을 가리지 않는 대형 산불, 겪어보니 걱정이 더 커집니다.

[라상훈/산림청 공중진화대 팀장 : 27년 전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산불에) 어느 정도 일정한 패턴이 있었는데 지금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것 같습니다.]

캐나다 파견에서 돌아온 공중진화대는 이제 돌아오는 우리 '산불조심기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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