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는 '홍범도 색깔론'‥왜 지금 '이념'인가
[뉴스데스크]
◀ 앵커 ▶
네, 그러면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 이력이 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지 엄지인 기자와 더 짚어보겠습니다.
엄 기자, 홍범도 장군이 소련공산당에 가입했던 건 역사적인 사실이고요.
몰랐던 분들도 있겠지만 새롭게 밝혀진 사실은 아니란 말이죠.
역대 정부가 또 그래서 훈장을 추서하고 잠수함에 이름도 붙이고, 독립영웅으로 추앙해서 유해를 봉환하고 할 때도 역시 공산당 이력을 감안하고도 그럴만하다 이렇게 판단했던 거 아닙니까?
◀ 기자 ▶
맞습니다.
1962년에 처음 훈장을 준 박정희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까지 문제된 적이 없었습니다.
다만 2021년 유해 봉환 당시에 이른바 극우 인사들이 논란을 꺼낸 적이 있습니다.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전광훈 목사 (2021년 8월, 유튜브 'LGs-TV')] "나름대로 일본군하고 싸웠다고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 사람은 공산주의자 편에 서서 오히려 애국지사들을 죽인 공산주의자(인 사람이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도 당시에 "독립군 수백 명을 학살한 소련공산당원" 이렇게 몰아붙였고요.
이후에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공개적으로 거론했습니다.
이것도 들어보겠습니다.
[신원식/국민의힘 의원 (2022년 10월)] "봉오동 전투에서 공을 세웠다고 하나, 그 뒤 내용은 자유시 거기에서 거의 1천5백 명 되는 우리 독립군의 씨가 마르는 데 주역이었습니다."
이 직후인 11월에 육군사관학교가 흉상 이전 방침을 세웠습니다.
◀ 앵커 ▶
그렇다면 결국 일부 극우의 주장이 정부의 의사결정에까지 반영이 됐다 이렇게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데 조금 전에 나왔던 독립군 학살이야기요.
이게 아마 자유시 참변으로 불리는 사건인 것 같은데 홍범도 장군이 여기에 연관된 게 맞습니까?
◀ 기자 ▶
결론부터 말하면 '홍범도 장군의 개입은 확인된 적이 없다' 이게 학계의 공통적인 평가입니다.
1921년에 러시아 공산 세력이 우리 독립군 무장 해제를 요구하면서 강제로 진압해 희생이 컸던 사건인데 앞서 보셨지만 국방부가 입장문까지 내면서 "연관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국방부도 "학계와 논의를 한 건 아니"라고 했습니다.
이종찬 광복회장도 국방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 앵커 ▶
그러면 왜 이 시점에 정부가 나서서 흉상이라든지 잠수함 이름이라든지 또 훈장 2번 받은 것까지 공론화하면서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 이력 이걸 부각시키고 있는 걸까요?
◀ 기자 ▶
앞서 전해드렸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배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안보에 이어 역사에서도 자유민주 대 공산주의 대결을 부각시키고, 이념을 잣대로 지지층을 결집 시키겠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홍범도를 대표로 독립군을 국군의 뿌리로 세웠던 문재인 정부의 역사·안보관을 '반국가적이다.', '타도의 대상이다.' 이렇게 보고 있는 거고요.
공론화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넓게 보면 이명박 정부의 건국절, 박근혜 정부의 역사 국정교과서의 이른바 '뉴라이트 사관'과도 맥이 닿아 있습니다.
다만 당장 보수 여권 안에서도 "부적절하다", "과하다" 이런 비판이 나오고 있고, 시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이념, 그 자체로만 보면 남조선노동당 활동으로 사형 선고까지 받았던 박정희 전 대통령은 '그럼 뭐가 되냐?', 이런 지적도 있습니다.
◀ 앵커 ▶
지금 보수 진영 안에서 또 여권 내부에서도 이건 너무 나갔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될까요?
흉상 철거라든지 또 훈장 박탈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정부가 계속 밀어붙일까요?
◀ 기자 ▶
적어도 흉상 이전 방침은 확고한 것 같습니다.
육사 안에 흉상 5명을 다 옮긴다고 했다가 지금은 홍범도 장군만 들어내는 걸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이고요.
◀ 앵커 ▶
약간 좀 차이를 주고 있죠, 김좌진 장군하고요.
◀ 기자 ▶
국방부도 입장문을 통해서 거듭해서 홍범도 장군의 이력만 문제 삼고 있습니다.
이른바 '이중 서훈' 문제도 보훈부가 조만간 공적심사위원회를 열 계획입니다.
정부 방침에 반대하고 있는 광복회장이 공적심사위원에서 제외됐고, 정부 의도대로 의결 조건도 완화해 놓은 상황이거든요.
◀ 앵커 ▶
그렇군요.
◀ 기자 ▶
국민 여론보다는 이념에 대한 신념, 이 방향으로 가겠다는 행보로 해석됩니다.
◀ 앵커 ▶
엄지인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 김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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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김현국
엄지인 기자(umji@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19378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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