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바짝 죈다…내년 예산 657조, R&D는 대폭 삭감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깎이며 6.6조 삭감
내년 우리 정부의 씀씀이, 그러니까 2024년도 정부 예산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656조 9000억 원입니다. 엄청난 액수지만, 올해 예산 기준으로 보면 2.8%만 는 거여서 늘어난 폭만 놓고 보면 19년 만에 가장 적게 올랐습니다. 한마디로 정부도 '허리를 졸라매겠다'고 선언한 거죠. 윤석열 대통령은 그래서 내년이 총선이지만, 선거를 염두에 둔 돈 풀기는 없다, 이렇게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세부 내역을 따져보면, 깎인 예산 중에선 16.6% 줄어든 R&D 연구 예산이 눈에 띕니다. 국가경쟁력과 직접 연결돼 있어 IMF 때도 깎지 않았던 예산입니다. 또 늘어난 예산 중에선 전체 예산 증가폭을 크게 웃도는 SOC 사회간접자본 예산이 눈길을 끕니다. 주로 지역에 길 닦고 다리 놓는 예산으로 선거 때마다 선심성 예산으로 거론되는 돈이죠. 예산안 내용, 지금부터 따져보겠습니다.
먼저 전체 예산안 내용부터 정원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부는 내년도 예산의 키워드를 "알뜰 재정, 살뜰 민생"으로 꼽았습니다.
필요한 곳엔 돈을 쓰겠지만, 기본적으론 씀씀이를 줄이겠단 취지입니다.
[추경호/경제부총리 :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타당성과 효과성이 없는 사업은 단호히 폐지·삭감하는 재정 정상화를 함께 추진하였습니다.]
가장 예산을 많이 줄이는 분야는 연구개발, R&D 입니다.
올해보다 16.6%, 5조 2천억 원을 적게 편성했습니다.
2018년부터 연평균 10.9%씩 투자를 늘렸지만 기초과학 분야에서 큰 성과는 없었고 나눠먹기식 '이권 카르텔'이 난립했다는 게 정부의 평가입니다.
하지만 R&D 예산으로 운영하는 정부 출연 연구기관에선 불만이 나옵니다.
일본의 수출 규제 때 대체 소재 개발과 누리호와 다누리 발사 같은 성과가 있는데도 카르텔로 보고 예산을 다 깎는 건 문제가 있단 겁니다.
[이광오/전국공공연구노조 조직실장 : OO연구원 같은 경우, 모든 연구과제 책임자한테 일괄적으로 30% 줄여서 내, 무조건 줄여(라고 했다고…) 어떤 과제는 아예 과제를 수행하는 거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는 여러 가지 상황이 올해, 내년, 내후년 서서히 나타날 수밖에 없을 거다.]
교육 분야 예산도 6조원 줄어듭니다.
시도 교육청이 정부에서 받아서 유아나 초중등 교육에 쓸 수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깎였기 때문입니다.
교부금은 세수와 연동되는데 올해 세금이 덜 걷힌 영향을 받은 겁니다.
정부는 이렇게 허리띠를 조여서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겠단 방침입니다.
구체적으론 50%를 넘어선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2027년 말까지 50%대 중반을 넘지 않도록 관리한단 계획을 세웠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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