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제치고 아시아 NO.1 예약? 日1428억원 우완의 시련…37세, 자신과의 싸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찬호를 제치고 NO.1을 예약했다. 그러나 야구는 인생과 같아서 그냥 쉽게 되는 건 없다.
다르빗슈 유(37,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15일 부상자명단에 등재됐다. 샌디에이고는 29일(이하 한국시각) MLB.com을 통해 다르빗슈에게서 팔꿈치 염증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다르빗슈는 올 시즌 24경기서 8승10패 평균자책점 4.56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구단으로부터 6년 1억800만달러(약 1428억원) 연장계약을 받았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받은 깜짝 선물이었다. 다르빗슈로선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2022시즌 30경기서 16승8패 평균자책점 3.10으로 맹활약한 덕분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퍼포먼스는 작년보다 약간 처진다. 피안타율은 0.207서 0.259, WHIP는 0.95서 1.30으로 올랐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작년보다 각 구종별 피안타율도 올랐다. 배럴타구 허용률은 작년 8.8%서 올해 6.8%로 줄었으나 하드히트 비율은 작년 37.1%서 올해 38.2%로 올랐다. 무엇보다 볼넷 허용률이 작년 4.8%서 올해 7.3%로 급증했다.
최근 페이스도 좋지 않았다. 8월 5경기서 3패 평균자책점 4.66이다. 7월30일 친정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6이닝 3피안타 9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뒤 한 달간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여전히 통산 103승이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연일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때문에 장기계약으로 묶은 다르빗슈를 무리하게 복귀시킬 이유는 없다. 실제 MLB.com은 샌디에이고가 어느 시점에서 대역전 포스트시즌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경우 어깨염증이 있는 조 머스그로브를 그대로 시즌 아웃 처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르빗슈와 머스그로브의 건강은 샌디에이고에 상당히 중요한 이슈다.
이래저래 시즌 아웃 가능성이 엿보인다. MLB.com은 “밥 멜빈 감독은 다르빗슈가 약간의 불편함을 안고 투구했다고 인정했다. 최소한 9월 중순까지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올 시즌 평소의 탁월함을 보여줬지만, 일관성은 떨어졌다”라고 했다.
다르빗슈는 이번 계약을 무사히 소화할 경우 노모와 박찬호를 차례로 넘고 아시아 메이저리거 통산 최다승 1위에 오를 전망이다. 그러나 박찬호와 노모까지 가는 길이 순탄할 수만은 없다. 두 사람은 숱한 고비와 역경을 딛고 123~134승을 쌓은 아시아 메이저리거 1세대였다.
▲아시아 메이저리거 통산 최다승 탑10
박찬호/한국/124승 98패/평균자책점 4.36/1993이닝
노모 히데오/일본/123승 109패/평균자책점 4.24/1976⅓이닝
다르빗슈 유/일본/103승 85패/평균자책점 3.59/1624⅓이닝
구로다 히데키/일본/79승 79패/평균자책점 3.45/1319이닝
다나카 마사히로/일본/78승 46패/평균자책점 3.74/1054⅓이닝
류현진/한국/78승46패/평균자책점 3.24/1027⅓이닝
왕젠밍/대만/68승34패/평균자책점 4.36/845⅔이닝
이와쿠마 히사시/일본/63승39패/평균자책점 3.42/883⅔이닝
마에다 겐타/일본/62승48패/평균자책점 3.95/840⅔이닝
천웨인/대만/59승51패/평균자책점 4.18/1064⅔이닝
믈론 다르빗슈가 당장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나 마에다(미네소타 트윈스)에게 현역 아시아 메이저리거 통산 최다승 1위를 빼앗길 가능성은 없다. 더구나 류현진과 마에다는 올 시즌을 마치면 나란히 FA가 돼 메이저리그에서 언제까지 뛸 수 있을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 다르빗슈 자신과의 싸움이다. 박찬호까지 가는 길이 크게 어려워 보이지는 않지만, 다르빗슈 역시 어느덧 37세다. 어쩌면 외로운 여정이 될 수도 있다. 정황상 올 시즌은 103승에서 멈출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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