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로리'·'마스크걸'의 복수녀..염혜란 "우주의 기운인가요?" [인터뷰]

윤성열 기자 2023. 8. 29.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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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 김경자 역
[스타뉴스 | 윤성열 기자]
염혜란 /사진제공=넷플릭스
"우주의 기운인가요?"

배우 염혜란(47)은 최근 '복수녀'란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다. 전작 '더 글로리'에서 가정 폭력을 일삼는 남편을 응징하기 위해 주도면밀하게 일을 꾸미는 아내(강현남)로 분했던 그는 최근 '마스크걸'에서 아들을 살해한 여성에게 복수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엄마(김경자)로 변신해 소름 돋는 열연을 펼쳤다. 결은 다르지만 '복수'가 삶의 원동력인 두 캐릭터를 연이어 선보인 것.

29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마스크걸' 공개 이후 스타뉴스와 만난 염혜란은 "두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일부러 차별점을 두려고 하진 않았다"며 "굳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연기하지 않아도 될 만큼, 워낙 서로 다른 인물이고 결도 달랐다"고 말했다.

다만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더 글로리'와 '마스크걸'을 접하게 됐다는 염혜란은 "그 시기에 복수라는 화두가 '우주의 기운인가' 싶었다"며 "복수라는 게 한 세계의 어떤 걸 종결 짓고 싶은 마음인데 '뭔가를 마무리 짓고 새로운 세계로 나가고 싶은 기운이 있는 건가' 싶더라. '왜 자꾸 작품이 복수에 대한 화두를 얘기할까'라는 생각은 들었다. 복수라는 화두가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염혜란 /사진제공=넷플릭스
염혜란은 '마스크걸'에서 아들 주오남(안재홍 분)의 죽음을 확인하고 쓰러지며 오열하는 장면을 연기했다. 염혜란은 "그런 장면을 연기할 때 준비하는 과정이 고통스럽고, 긴장도도 너무 올라간다"며 "배우란 직업이 너무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이럴 땐 수명이 단축되는 것 같다. 너무 힘든 경험인데, 촬영 장소도 어느 대학교 실제 해부실이었다. 서늘한 기운이 압도했다. 워낙에 힘든 신이라 테이크를 많이 가지 않고 빨리 끝났다. 감독님이 처음에 촬영한 테이크를 많이 쓴 것 같다"고 말했다.

'더 글로리'에서도 남편 이석재(류성현 분)의 시신을 확인하는 신을 촬영한 적 있는 염혜란은 "'한 배우가 어떻게 비슷한 시기에 두 작품에서 시신을 확인하는 장면을 찍을 수 있지? 고통스러운 숙명이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극 중 염혜란이 연기한 김경자는 아들 주오남을 살해한 김모미(이한별·나나·고현정 분)에게 복수하기 위해 '직진'하는 인물이었다. 극 중 실제 자신보다 나이가 많고 성형수술까지 감행한 김경자 역을 소화하기 위해 염혜란은 특수분장에 도전하기도 했다.

염혜란은 "김경자는 1부와 2부, 3부로 나뉜다고 생각한다"며 "3부는 13년의 시간이 흐른 후라 그때만 특수분장을 하는 줄 알았다. 2부는 특수분장이 필요 없을 거라 생각했다. 전작 '경이로운 소문'에서 워낙 나보다 나이 든 역할을 했으니까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엔 굳이 안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염혜란은 특수분장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특수분장을 하는데 워낙 시간이 많이 걸릴 거고 '연기하기 전에 이미 힘이 빠지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그걸 붙이고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을까' 싶은 우려도 있었다"면서도 "분장하고 거울을 보는 순간 '아 이거는 김경자라는 가면을 나한테 씌워줬구나' 느낌이 들었다. 모든 분들이 연기 칭찬을 하지만 그 분장을 하고 쳐다만 봐도 연기를 하는 것 같다. 나한테 마스크 같은 분장이었다"고 말했다.

염혜란은 이어 "처음엔 특수분장하는데 2시간 정도 걸렸는데 시간이 점점 줄어들었다"며 "워낙 실력자 분들이고 나에게 배려를 해주셔서 점점 분장하는데 속도가 붙었다. 나중에는 1시간 20분이면 끝났다. 극 상황에 따라 주름까지 엄청 디테일하게 만들어 주셨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8일 공개된 '마스크걸'은 넷플릭스 글로벌 톱10(비영어) 부문 2위에 오르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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