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주간정치] 원전 오염수 불안 확산…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KBS 대구] 한 주간 지역 정치권 소식 전하는 주간정치입니다.
일본 정부가 지난 24일 오후 1시 3분, 결국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했습니다.
일본 자국 어민단체들과 우리 국민들의 거센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137만 톤을 앞으로 30년 동안 방류할 계획입니다.
어민들과 수산업 종사자들의 걱정과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원진/홍게잡이 선장/지난 24일/오염수 방류 당일 : "온 국민이 다 오염수 때문에 걱정을 하는데 저희 어민들이 지금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캄캄합니다. 국민들이 보는 앞에 그 물을 직접 떠가지고 마시고 싶은 심정입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일본과 우리 정부를 규탄하는 성명과 집회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일본이 12년 동안 축적된 오염수를 해양투기함으로써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방조한 정부와 국민의힘은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의 공범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일본이 반인류, 반생태적 범죄 행위를 저질렀고 윤석열 정부가 공범을 자처했다며 비판했고, 진보당 대구시당도 일본 대변인을 자처하고 친일 굴욕 외교로 일관하고 있다며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정부는 국민 불안 해소에 총력을 쏟고 있습니다.
국민들에게 정부와 과학을 믿어 달라며 우리 수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약속하는 대국민 담화도 발표했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지난 25일 부산에서 현장 간담회를 여는 등 여론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그러면서도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약점을 감추기 위한 정치 공세라고 공격했습니다.
[윤재옥/국민의힘 원내대표/지난 25일 : "민주당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불순한 의도로 막무가내 선동을 멈추고 객관적 데이터와 팩트를 기반으로 국민을 안심시켜 수산업자들과 관련 종사자들의 추가적인 피해를 막는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가 가짜뉴스, 괴담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 방류 계획을 처음 밝혔던 2년 전, 국민의힘은 누구보다 해양 방류에 반대했습니다.
당시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이었던 주호영 의원은 '일본 따위'라는 격한 표현까지 써가며 일본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주호영/당시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지난 2021년 4월 16일 : "일본 따위에게 오염수 방출을 합리화하고 정당화할 수 있는 어떤 빌미도 우리가 먼저 제공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출은 어떤 이유로도 결코 타협할 여지가 없는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규탄 결의안까지 발의했습니다.
국민의힘 안에 민주당, 정의당 안이 더해진 결의안이 국회에서 채택됐고, 김기현 현 당 대표를 포함해 국민의힘 의석의 절반이 넘는 59명이 서명했습니다.
윤재옥 현 원내대표를 비롯한 대구경북지역 의원 15명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바뀐 것은 정권뿐입니다.
우리 헌정사에서 같은 사안에 대한 입장이 야당이었을 때와 여당이었을 때가 달랐던 것은 비단 국민의힘 뿐만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사안이 어민과 수산업자들의 피해를 넘어 국민 건강과 바다 환경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지도 모르는 원전 오염수 방류라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죠.
국민들의 걱정과 불안의 근본적인 이유가 팩트인지 가짜뉴스인지를 떠나 우리 정치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 때문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주간정치였습니다.
촬영기자:김익수/그래픽:이보경
우동윤 기자 (seagarde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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