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해병 수사단장 “해병대사령관이 ‘VIP, 국방장관에 격노했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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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해병대 채 모 상병 순직 사건의 경찰 이첩을 보류시킨 배경에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있었다고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주장했다.
29일 공개된 진술서에 따르면 김계환 해병대사령관과 박 대령은 지난달 30일 오후 4시30분쯤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경북경찰청에 이첩해야 할 수사 결과를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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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있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주장
박 대령은 지난 28일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 출석해 이런 내용이 담긴 사실관계 진술서를 제출했다.
29일 공개된 진술서에 따르면 김계환 해병대사령관과 박 대령은 지난달 30일 오후 4시30분쯤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경북경찰청에 이첩해야 할 수사 결과를 보고했다. 이튿날인 7월 31일 정오께 언론 브리핑을 위해 국방부 근처에 대기하던 중 김계환 사령관이 급하게 전화해 "언론 브리핑이 취소됐다"며 부대 복귀를 지시했다고 한다.
이어 국방부 대변인이 해병대사령부 공보정훈실장에게 전화해 "취소 사유에 대한 논리를 개발하라"고 했고, 공보정훈실장이 "국방부 지시로 취소됐다고 하겠다"고하자 대변인은 "절대로 안 된다"며 막았다고 한다.
같은 날 오후 3시18분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박 대령에게 전화해 사건 서류에서 "혐의자와 혐의 내용을 다 빼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제목을 빼라"고 했다고 한다.
이에 박 대령이 김계환 사령관에게 "도대체 국방부에서 왜 그러는 것입니까"라고 질문하자, 김 사령관은 "오전 대통령실에서 VIP 주재 회의간 1사단 수사 결과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VIP가 격노하면서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되었다"고 말했다고한다.
박 대령이 "정말 VIP가 맞습니까?"라고 묻자 김 사령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맞는다고 했다고 진술서에 명시됐다.
해병대 관계자는 김 사령관이 진술서에 등장하는 것과 같은 발언을 한 적이 있느냐는 연합뉴스 질문에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했던 발언에서 달라진 입장이 없다"며 사실상 부인했다.
김 사령관은 지난 25일 국회에 출석해 수사 축소 의혹 등은 전면 부인했지만 안보실 2차장과 통화가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한 바 있다.
항명 혐의를 받는 박 대령은 전날 군검찰에 출석해 진술서를 제출했으나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다.
박 대령 측 법률대리인 김정민 변호사는 "군 검사 앞에서 해병대 사령관에게 외압이 가해지는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을 틀자 군 검사가 당황해 재생을 중단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군 검사가 당황하며 수사를 중단시켰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군 검사가 나가라고 한 적도 없다. 이 사실은 모두 영상에 녹화돼 있다"며 "군 검사가 조사를 진행하면서 필요할 경우 재생할 것을 요청했으나, 변호인이 조사를 거부하며 조사실 밖으로 나간 사실이 있다"고 반박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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