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튼 감독께 너무 미안하다, 남은 36G 충분해" 이종운 대행 체제 롯데, PS 포기 안 했다
[OSEN=대전, 이상학 기자] “당황스럽지만…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다.”
래리 서튼 감독이 물러난 롯데가 이종운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 마지막까지 승부한다. 지난 2015년 1군 감독으로 롯데를 이끌었던 이종운 대행이 이번에는 감독대행으로 8년 만에 팀의 지휘봉을 다시 잡았다. 남은 36경기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서튼 감독은 지난 27일 사직 KT전에 건강 문제로 결장했고, 구단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28일 구단이 사퇴 의사를 수용하면서 수석코치였던 이종운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최근 7연패로 침체가 오래가고 있는 롯데이지만 5위 KIA에 5경기 뒤진 7위로 아직 완전히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이종운 대행은 29일 대전 한화전이 우천 취소된 뒤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갑자기 감독대행을 맡게 돼 당황스럽지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누군가 해야 할 일이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대행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팀이 시즌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 투타 언밸런스다. 투수들은 나름대로 좋은 피칭을 하고 있는데 수비에서 디테일한 부분이 아쉽다는 생각이다. (남은 시즌 36경기) 얼마 안 남았다고 하는데 제 생각에는 충분하다. 감독님이 물러난 상황에 대해 선수들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감독님 혼자가 아닌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우리가 연패를 했지만, 연승도 했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남은 1경기, 1경기 최선을 다하자고 얘기했다.
-감독대행을 수락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 조금 당황스럽긴 하지만 수석코치를 맡은 상황에서 주어진 자리다. 여러 가지로 생각은 많았지만 지금으로선 누군가 해야 한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해야 한다. 예전에 1군 초보 감독을 했지만 시간이 많이 지났다. 지금으로선 연패를 끊는 게 우선 목표다. 연패 끊고 분위기 반전에 포커스를 맞춰야 할 것 같다.
-수석코치 자리는 비우는 건가.
▲ 그렇다. 지금 여기서 누가 수석코치를 하는 것보다 (1군에서) 같이 해온 코치님들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서튼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 게 있다면.
▲ 어제(28일 부산에서 대전으로) 올라오기 전에 뵙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옆에서 잘 보필하지 못한 것에 책임을 느낀다. 죄송스럽다는 말밖에 못 드렸다. 그래도 감독님이 ‘마무리 좀 잘해달라’고 안아주시는데 너무너무 미안하더라.
-구단 프런트와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 프런트에선 여러 가지로 저한테 많이 맡긴다고 하셨다. ‘팀을 잘 추슬러서 좋은 경기 해달라’는 얘기를 했다. 단장님, 팀장님과 얘기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구원투수 역할을 맡았는데.
▲ 지금으로선 1경기, 1경기 준비를 잘해서 최선을 다한 다음에 결과를 봐야 한다. 내일이 있는 상황이 아니다. 선수들에게도 9회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팬들이 박수쳐주고 응원해주시는 모습을 보며 선수들도 많은 것을 느낄 것이다. 느끼지 않으면 프로 선수로서 자격이 없다. 야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선수들에게 더 강조하고 있다. 팀플레이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예외를 두지 않고 남은 기간 같이 가지 않겠다는 얘기도 분명히 했다.
-매년 팀이 시즌 초반에 좋다 중후반 갈수록 안 좋은 이유는.
▲ 이 자리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말씀드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 연패 탈출부터 해서 팀이 반등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제 역할이라고 본다.
-베테랑 선수들에게는 어떤 주문을 했나.
▲ 이럴 때 선배들이 베테랑으로서 역할을 해줘야 한다. 같이 교감을 나눴고, 힘든 상황에서도 선배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다.
-경기 운영 면에서 변화가 있을까.
▲ 타순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안정적으로 가려고 한다. 결국 기존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 (키플레이어로) 전준우, 안치홍, 정훈 등 중심에 있는 선수들이 해줄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경험 면에서) 밑에 있는 선수들에게 해달라고 할 순 없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