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 기각' 피프티 피프티, 전홍준 대표와 극적 재회 가능할까[스타in포커스]
소속사 어트랙트 "멤버들 기다릴 것"
멤버들 입장 표명은 아직…선택에 관심
'템퍼링' 방지책 마련 위한 움직임도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는 지난 28일 피프티 피프티가 어트랙트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피프티 피프티는 △정산자료 제공의무 위반 △건강관리 의무 위반 △연예활동 관련 인적·물적 자원 지원 능력의 부족 등을 신뢰관계 파탄 및 가처분 신청을 낸 주요한 이유로 들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가 소속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은 당장 독자적인 연예 활동을 펼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중소돌’의 기적 행보 ‘급제동’
피프티 피프티는 어트랙트가 지난해 11월 론칭한 팀이다. 이들은 지난 2월 발표한 신곡 ‘큐피드’(Cupid)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 진입하는 이변을 일으키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중소기획사 소속 걸그룹의 한계를 극복하고 데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핫100 진입에 성공한 K팝 걸그룹으로 등극했다는 점에서 큰 화제가 됐다.
하지만 지난 6월 멤버들이 돌연 어트랙트를 떠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기적 같은 행보에 급제동이 걸렸다. 데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팀이 소속사와의 전속계약 분쟁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파장이 더 거셌다.
그러자 어트랙트는 프로듀싱을 맡긴 외주업체 더기버스가 외부세력과 결탁해 멤버들을 불법적으로 빼내가려고 시도하면서 발생한 일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어트랙트는 더기버스의 안성일 대표를 사기 혐의 등으로 고소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이후 더기버스는 관련 의혹을 부인했고, 멤버들은 자의적 판단으로 전속계약 분쟁에 돌입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멤버들은 전 대표를 배임 혐의로 형사 고발하기도 했다.
전속계약 분쟁 돌입 이후 어트랙트는 멤버들과의 합의를 원한다는 뜻을 고수해왔다. 가처분 신청에 대한 기각 결정이 내려진 뒤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는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여전히 멤버들이 돌아오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멤버들은 조정을 거부하고 두 차례에 걸쳐 재판부에 심문재개신청서를 제출하는 어트랙트로 돌아갈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이들은 소속사와 개별적으로 상표권 출원 신청을 하는 등 독자 행보를 준비하는 듯한 움직임도 보였다.
멤버들 측 관계자는 기각 결정이 나온 이후 “결정문을 검토해본 뒤 항고 여부 등 대응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는 짧은 입장만 내놓았다. 아직 기각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하거나 본안 소송을 통해 법적 분쟁을 이어갈지 등의 여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양측이 극적으로 화해해 다시 성공 신화를 써내려갈 수 있을까. 피프티 피프티가 계속해서 분쟁을 이어가며 인기 상승의 발판이 된 해외를 주 무대로 한 활동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긴 하다. 일각에선 여론 악화에 따른 부담이 커지는 상황인 만큼, 멤버들이 극적으로 소속사로 돌아가 활동을 재개하는 선택을 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템퍼링 방지 제도 도입 움직임 시작
이번 사태가 K팝 업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기존 소속사와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가수들을 불법적으로 빼내가려는 행위, 이른바 템퍼링 시도를 막을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중이다. 이미 관련 논의가 시작됐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한국매니지먼트연합 등 3개 단체 관계자들은 지난 22일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체육특별보좌관과 만나 이른바 피프티 피프티 사태로 촉발된 템퍼링 문제에 대한 해법을 논의했다.
3개 단체의 한 관계자는 “템퍼링을 통한 불법적 이적 사례가 늘어난다면 리스크를 감수하고 신인 육성 및 발굴 움직임이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불법적 이적을 시도한 이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하며, 이적을 원할 경우 지분이나 수익을 나누는 정당한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제도를 새롭게 도입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냈다”면서 “추후 주기적으로 만남 자리를 갖고 관련 문제에 관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홍준 대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회가 K컬처와 한류 발전을 위해 아티스트와 기획사가 공생할 수 있는 법 개정과 입법화를 위해 힘 써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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