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혜란 "안재홍과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 연기하고 싶다" [인터뷰M]
화제의 시리즈 '마스크걸'에서 장총을 들고 수십 년간 죽은 아들의 살해한 범인을 쫓는 김경자를 연기한 염혜란을 만났다.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염혜란은 자신의 아들이 누구보다 멋지고 잘났다고 생각하는 자식 바라기 엄마 '김경자'를 맡았다.
김경자의 놀라운 활약, 이런 김경자를 그려낸 염혜란의 연기를 가장 많이 극찬한 건 고현정이었다. 앞선 인터뷰에서 고현정은 "연기 변신이라 함은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이라는 말로 염혜란과 안재홍이 연기한 캐릭터를 칭찬한 바 있다. 고현정의 이런 인터뷰 기사를 다 읽어봤다는 염혜란은 "연락을 많이 하지 않아도 늘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너무 감사했다."라고 소감을 밝히며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도 같이 했지만 많은 장면을 한 게 아니라 기억하실까 싶었는데 '마스크걸'을 통해 만나자마자 '너무 잘 보고 있어요'라고 인사해 주셨다. 좀 더 막대해주셨으면 좋겠는데 너무 따뜻하게 말해주셨다."라며 고현정과 오랜만의 재회를 회상했다.
이번 작품에서 고현정과의 첫 촬영이 젓갈 동굴에서의 액션씬이었다는 염혜란은 "대 선배님이신데 극 중에서 제가 나이도 많고 욕지거리도 해야 하는 상대였다. 게다가 첫 씬이 육탄전이어서 너무 부담이 컸다. 그런데 씬 들어가자마자 기분 좋게 합이 맞춰지더라. 너무 열정적으로 하셔서 제가 오히려 더 열심히 해야겠다 마음먹었다. 저는 힘들면 티를 내는데 선배는 힘든 티를 전혀 안 내더라. 몸을 정말 불사른다는 느낌이 들어 감동받았다."라며 첫 촬영 소감을 밝혔다.
"덜어내는 용기가 부러웠다"라며 고현정 연기의 특징을 짚어낸 그는 "김경자는 모든 게 채워져 있고 발산되는 캐릭터인데 고현정이 연기하는 김모미는 모든 힘이 쭉 빠져있는데도 등장만으로 집중하게 하더라. 현장에서 나른한 카리스마라고 불렀는데, 모미로 존재하는 모습, 그 내용이 묻어나서 너무 좋았다."라고 고현정과의 작업에서 느낀 점을 전했다.
40대 중반의 나이인데 30대 아들의 엄마 역할을 연기한 염혜란이다. 처음 안재홍이 아들 역할이라는 걸 알았을 때 "내가 너무 어린 게 아닌가 했지만 저의 노안이 전혀 망설임을 주지 않았다. 나이 차를 잊을 정도로 캐릭터가 너무 훌륭했다."라며 염혜란은 김경자와 주오남의 부자지간의 캐릭터를 이야기했다.
그는 "안재홍의 변신을 처음 봤을 때 너무너무 좋았다. 너무 감쪽같아서 가려줘야 할 것 같고 지켜줘야 할 것 같았다. 그를 바로 옆에서 보고 있는 게 너무 행복했다. 안재홍이라는 배우가 여러 시도 끝에 댄디하고 젠틀한 도시 남자, 멜로를 하는 남자배우로 우뚝 섰는데 이런 용기를 갖는다고? 싶어서 너무나 놀라며 축복했다. 이미 팬들에게 훈남의 이미지를 심어줬는데 더 어둠으로 돌아가 이런 선택을 했다는 건 배우로서 최고의 행보였다. 그 어떤 것 보다도 훌륭한 모습이었다."라며 안재홍의 파격적인 변신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며 "안재홍과의 첫 촬영이 자동차 안에서 꿈꾸며 주오남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그 장면에서 주오남이 '내가 창피했지?'라고 할 때 원래 대사가 '아니야, 뭔 소리여'라고 하는 부정하는 말이었는데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감독님께 이야기해 대사를 바꿨다. 김경자의 진심을 처음으로 꿈에서라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사실 찍을 때는 아들로만 보였는데 작품이 완성되고 나서 그 장면을 보니 그런 안재홍과 호흡을 나누는 제 모습이 너무 뿌듯하고 행복했다."라고 사심을 드러내 웃음을 안겼다.
안재홍이 '다음에는 남매로 만나요'라고 문자가 왔는데 '연상 연하로 만날 거야'라고 답했다는 염혜란은 "남들이 봤을 때 평범하지만 이상하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좋아한다. 다른 사람은 발견 못하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 안재홍과 만나고 싶다."며 독특한 멜로 장르를 꿈꾸고 있음을 드러냈다.
염혜란은 "이 작품에서 기대한 건 오로지 김경자가 부담스럽지만 시청자의 마음에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랐다. 아주 센 인물이고 너무 강렬하고 힘이 잔뜩 들어가 있지만 시청자의 마음을 조금은 움직일 수 있기를 바랐다."라며 이 작품을 통해 신선한 충격을 안겨줌과 동시에 보편적인 공감도 얻길 바랐다고 고백했다.
그녀의 바람은 이뤄졌을까? 염혜란은 "작품을 보니 감독님이 세고 과한 건 많이 눌러주시고 상쇄시켜 주셨더라. 그래서 장르 안에서 움직이는 캐릭터로 보일 수 있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미소로 답을 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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