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철 칼럼] `공산당 나팔수`로 `오월 정신` 훼손한 민주당
대한민국이 어느 틈에 '공산주의자'와 '빨치산'을 추앙하는 나라가 됐다. 정치 영화 문학 예술 SNS 등 곳곳에 이들을 미화하는 사례가 넘쳐난다. 이런 상황에서 불거진 '정율성 논란'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6.25전쟁 당시 '공산당 나팔수'였던 정율성의 역사공원을 짓는 등 '우상화'에 여념이 없다. 역대로 민주당 출신이 시장이던 광주는 이미 동상에 벽화, 기념관, 음악제, 거리명까지 정율성 이름으로 뒤덮혀 있다. 정율성은 중국군의 군가인 '팔로군 행진곡'을 만들고, 광복후 북한에서 '조선인민군 행진곡'을 작곡해 김일성에 바쳤으며, 중국으로 귀화한 공산주의자다. 그런데도 강 시장은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내가 무슨 잘못이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1980년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를 외쳤던 빛고을의 '오월 정신'을 짓밟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승만 기념관 하나 짓지 못하는 나라에서 순국선열에게 총부리를 겨눈 공산주의자를 찬양하는 기념관은 거리낌없이 지어진다. 좌파의 '역사 바꿔치기'가 그만큼 강력하다는 반증이다.
'정율성 논란'의 뿌리는 길고도 깊다. 1980년대 운동권의 바이블 '해방전후사의 인식'은 '대한민국은 친일파에 의해 세워진 태어나선 안 될 나라'라는 사상의 씨앗을 뿌렸다. 한국전쟁은 공산 세력을 막아낸 전쟁이 아니라 브루스 커밍스(미 시카고대 교수) 식의 한민족 내부간 '내전', 미국과 옛 소련 간 대리전으로 왜곡됐다.
대한민국 정부 전복을 시도했던 공산 빨치산(비정규군 게릴라)들을 '항일 독립투사'로 묘사, 동경의 대상으로 만든 건 소설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씨였다. 신영복은 지리산 최후의 빨치산이 또다른 빨치산의 배낭 속에서 소련 공산주의자 부하린이 쓴 '공산주의 ABC'란 책을 발견했다며 빨치산을 미화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일성 정권에서 6·25전쟁 훈장까지 받았던 김원봉을 '국군의 뿌리'로 칭송했다. 서울시는 소공동 롯데호텔 앞에 '조선공산당 창당대회터' 표지석까지 세웠다. 세상이 이렇게 수상하게 돌아가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둘러싼 역사 논쟁에서 자유민주세력이 밀렸기 때문이다.
빨치산이 준동했던 건 한국전쟁 전후다. 국방부의 '대비정규전사'에 따르면 전쟁 전 제주 여수 순천 대구 등지에서 잇달아 폭동·군 반란 사건이 일어났다. 전쟁 중에는 북한군 낙오병들이 남로당 공산주의자들과 합세해 후방에서 국군을 교란했다. 1950년 10월경 그 숫자는 무려 2만5000여명에 달했다. 국군과 경찰은 지리산 덕유산 백운산 태백산 보현산 제주도 등의 빨치산 소탕을 위해 31개월에 걸친 토벌작전을 전개했다. 빨치산 대부분이 소탕된 건 1956년말이다.
윤 대통령은 정율성 논란과 관련, "공산주의자 추모공원 땐 국민 통합이 무너진다"고 했다. 그랬더니 문 정권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소셜미디어에 "새벽에 검색하다 기분 망쳤다. 이게 대통령의 말이라면 전두환 보다 심한 거다"고 썼다. 공산주의자를 배격하는 것이 독재자라니, 어떤 사고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민주당에게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이고, 자유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지금의 민주당은 민주화에 애써왔던 정통 야당의 모습은 사라진 채 오직 친중(親中)과 이재명 대표 한 사람을 지키는 사당(私黨)으로 전락했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호남은 민주화 운동의 성지일뿐만 아니라 6·25때 가장 많은 학도병을 배출한 독립과 호국의 본산이기도 했다. 기념해야 할 영웅들이 이렇게 많은데 하필 정율성 기념공원을 짓겠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황교안 전 총리는 "일본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이토 히로부미 공원을 조성해야 된다는 말이냐"고 따졌다.
'정율성 논란'은 국사 교과서에 이은 '역사 논쟁 제2라운드'다. 결코 물러나선 안 된다. 강 시장은 정율성에게는 혈세를 쏟아부으면서도 호국 영령을 기리는 현충탑은 예산이 없어 관리를 못했다고 했다. 이제라도 광주 시민들이 나서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세력에 탈취당한 '오월 정신'을 되찾아야 한다.
강현철 신문총괄 에디터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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