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매수행진… 한화오션 `유증` 악재 뚫고 반등
10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록
증자후 주가 떨어지자 공략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로 맥을 못추던 한화오션의 주가가 29일 급등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신조선가 지수 강세 덕에 조선주들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고 최근 저렴해진 주가에 외국인의 매수가 몰렸다.
한화오션은 한화그룹에 인수된지 3개월 만에 추가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약세를 보여왔다. 증권가에서는 보기 드문 '매도' 보고서가 나오는 등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하향이 잇따랐지만 외국인 매수는 유입되는 분위기다.
증자 규모가 2조원에 달하는 만큼 지분가치 희석 우려가 상당한데다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오션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6.91% 뛴 4만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앞서 이달 11일부터 25일까지 10거래일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지난 5월 한화그룹에 인수된 이후 두달간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던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13.9% 밀렸다. 시장에 유상증자 소식이 알려진 것이 악재였다. 통상적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신규 주식이 발행하면 가치가 희석돼 주가가 하락한다. 주식 수가 늘어나면 주당순이익(EPS)이 기존에 비해 감소하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한화오션은 이사회를 통해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대한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회사는 이번 증자를 통해 신주 8948만5500주를 30% 할인율을 적용한 2만2350원에 신규 발행하기로 했다.
기존 주주들은 올해만 벌써 유상증자가 두번째인데다 신규 발행 주식이 기존 상장 주식의 무려 41%에 해당돼, 지분 가치가 크게 희석될 것이란 점을 우려했다. 두 번의 유상증자를 통해 2억1680만주이던 발행주식수는 3억630만주로 크게 불어난다.
한화오션은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전액으로 설투자(8500억원), 기술개발 및 운영 자금(4500억원), 타법인증권 취득(7000억원) 등에 나서 2040년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일부 보도에서 거론된 영구채 상환은 포함되지 않았다.
유상증자에 대한 주주들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증권가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도 줄줄이 하향됐다. 유상증자 발표 이후 증권사 9곳 중 6곳은 투자의견을 하향하거나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특히 신영증권은 '매도' 의견을 제시하며 목표주가 3만원을 제시했다. 현재 주가보다 25% 낮은 수준이다. 교보증권은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모두 하향 조정했다.
삼성증권 한영수 연구원은 "경영진 입장에서 과감한 투자는 방산 등 그룹사 시너지 극대화와 친환경선 분야 선점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일 수 있다"면서도 "회사가 설명한 투자의 집행과 성과가 실적에 발현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일반적인 주식 투자자들의 투자기간을 크게 넘어선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의 타법인 인수 계획도 어느 정도 구체화된 것인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태로, 당장은 대규모 신주가 높은 할인율로 발행됨에 따른 투자 심리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투자 회수 시점이 멀다는 지적을 했다. 그는 "투자 회수는 2027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자금 조달 효과를 감안해 미래가치를 앞당겨 오기에는 먼 시점"이라며 "주문제작방식의 조선업 특성을 감안할 때 70% 이상의 자동화 달성 가능성에 무게를 싣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주가 수준에서는 기존 보유지분의 가치하락을 배정 신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차익으로 커버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의 부정적인 평가에도 주가는 다시 4만원선을 되찾았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10거래일 연속 순매수가 유입됐다. 선방한 셈이다. 전날까지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매수가 5일 연속 이어졌다. 특히 외국인은 10거래일 연속 순매수가 유입된 상황이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당분간은 대규모 증자에 따른 희석, 채권단 증자 참여 여부 등에 따른 우려로 주가 약세를 보이겠지만 중장기 투자 당위성에 대한 설명이 되어가며 가치 상승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례적으로 목표주가를 기존 3만원에서 3만3000원으로 상향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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