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250만호 공약’ 공염불 될라…원희룡 “초기 비상상황”

최종훈 2023. 8. 2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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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만에 열린 국토교통부 '주택공급혁신위원회'가 민간의 주택공급을 촉진하기 위해선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비롯한 공급 금융이 원활해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원희룡 장관은 2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서부지사에서 주택공급혁신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금리 상황과 비용 상승, 분양 수요 위축 문제가 쌓이면서 전체적으로 공급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며 "이는 분명히 초기 비상을 걸어야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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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혁신위원회 전체회의
29일 주택도시보증공사 서울서부지사에서 열린 주택공급혁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9개월 만에 열린 국토교통부 ‘주택공급혁신위원회’가 민간의 주택공급을 촉진하기 위해선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비롯한 공급 금융이 원활해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최근의 주택 공급 위축에 대해 ‘초기 비상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원희룡 장관은 2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서부지사에서 주택공급혁신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금리 상황과 비용 상승, 분양 수요 위축 문제가 쌓이면서 전체적으로 공급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며 “이는 분명히 초기 비상을 걸어야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원 장관은 “전반적인 공급 경색으로 가지 않도록 금융·공급 부분을 들여다보고, 금융당국, 거시당국과 본격적으로 협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부동산 대표 공약인 ‘250만호 주택공급’을 점검하기 위해 구성된 주택공급혁신위원회는 지난해 5월 출범했으며, 이날 전체회의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 소집됐다. 정부가 최근 주택 공급난에 따른 부동산 시장 불안 우려를 그만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다.

올 상반기 주택 인허가 물량은 18만9213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2% 줄었고, 착공은 9만2490가구로 50.9% 감소했다. 통상 주택은 착공 이후 2~3년 뒤, 인허가 이후 3~5년 뒤 공급이 이뤄지기에 이대로라면 2~3년 뒤 공급난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다수 민간위원은 최근 주택 공급 속도가 더딘 가운데 가계부채 증가세를 이유로 금융당국이 PF와 브릿지론 등 돈줄을 더 죈다면 민간의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은 “미분양이 6만호 쌓였는데, 한쪽에선 청약 경쟁률 300대 1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시장은 총량에 반응하는 게 아니라 국지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정부의 적절한 메시지와 정책으로 시장의 불안 심리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원 장관은 회의 뒤 “충분한 대책을 미리 세워야 대응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정책당국이) 지금보다 경각심을 더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밝혔다. 철근 누락 사태에 직면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개혁으로 공공 분양과 3기 새도시 공급이 밀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정책당국이 시장이 염려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압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공급 부족 문제가 제기됐다고 해서 미분양 관련 정책 기조를 바꾸지는 않겠다는 점도 밝혔다. 원 장관은 “미분양은 시장에서 소화해야 한다는 게 원칙”이라며 “충분히 분양가를 할인하고, 임대 전환 등을 통해 자구 노력을 했는데도 전체 시스템에 부담이 오는 부분이 있다면 최대한의 책임과 불이익을 준 상태에서 공공을 위해 개입한다는 게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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