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 날려도 방향 틀리면 OB"…'이념'에 힘주는 윤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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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중요한 것이 이념이다. 우리가 갈 것인지를 명확하게 방향 설정을 하고, 현재 좌표가 어디인지를 분명히 인식해야 제대로 나아갈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이념'에 바탕을 둔 국가 정체성과 국정 방향성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30% 중후반 구간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념'을 강조한 국정 운영을 통해 핵심 지지층의 결집을 추동하고, 방향성의 '옳음'을 부각해 중도층과 무당층까지 포섭하는 전략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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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기조 확신…지지 기반·중도층 결집 포석
(서울=뉴스1) 최동현 정지형 기자 = "제일 중요한 것이 이념이다. 우리가 갈 것인지를 명확하게 방향 설정을 하고, 현재 좌표가 어디인지를 분명히 인식해야 제대로 나아갈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이념'에 바탕을 둔 국가 정체성과 국정 방향성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자유·인권·법치 등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국정 기조를 확고부동하게 추진하는 동시에, 전임 문재인 정부의 정책·예산을 '그릇된 이념'의 산물로 대비해 지지 기반의 결집을 추동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29일 국무회의에서 전임 문재인 정부가 방만한 재정 운영과 국채 발행, 선거철 '매표 예산'을 남발했던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건전재정 기조 속에서 약자복지·국가 본질 기능·일자리 창출 3대 분야에 선별적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영으로 국가채무가 400조 원 증가했고, 지난해 최초로 1000조 원을 돌파했다"며 "국채 발행을 통한 지출 확대는 미래세대에게 재정 부담을 떠넘기고 국가신인도 하락으로 기업 활동과 민생경제 전반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전 정부가 푹 빠졌던 '재정 만능주의'를 단호하게 배격하고, 건전재정 기조로 확실하게 전환했다"며 "그 결과 치솟기만 하던 국가채무 증가세가 급격하게 둔화됐고, 국제 신용 평가사들이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하루 전인 28일에는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해 문재인 정부를 '내실 없는 부실기업'에 빗대면서 "기업도 망하기 전에는 아주 껍데기는 화려하다. 그런데 그 기업을 인수해 보면 안은 아주 형편없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힘을 합쳐 국정 운영권을 가져오지 않았다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겠나 하는, 정말 아찔한 생각이 많이 든다"며 "돈이 없는데 사장은 벤츠 S600 같은 고급 승용차를 굴리는 식으로 (경영)해 망하지 않은 기업이 없지 않은가. 정부도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해 벌려놓은 것인지, 그야말로 나라가 거덜이 나기 일보 직전(이었다)"이라며 "제일 중요한 것은 이념이다. 철 지난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어갈, 그런 철학이 이념"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집권 2년 차에 접어든 5월에도 '골프의 비유'로 국정 방향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우리나라는 골프로 치면 250~300m 장타를 칠 수 있는 실력이 있는데, 방향이 잘못되면 결국 아웃 오브 바운즈(OB)밖에 더 나겠나"라고 장관들에게 강조했다고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이 '이념'에 부쩍 힘을 주는 배경에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반을 둔 국정 기조가 옳다는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발언 강도가 아닌 '옳고 그름'의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념과 그에 기반한 국정 방향성이 실용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지층 결집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30% 중후반 구간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념'을 강조한 국정 운영을 통해 핵심 지지층의 결집을 추동하고, 방향성의 '옳음'을 부각해 중도층과 무당층까지 포섭하는 전략이란 분석이다.
다만 '역풍'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국방부와 육군사관학교가 홍범도 장군 흉상의 이전을 추진하면서 '이념 논란'이 불거진 점을 예로 들면서 "과도한 이념 논쟁과 절제되지 않은 메시지가 거듭되면 수도권 등에서 역풍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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