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사퇴' 롯데 포기는 없다…이종운 "남은 경기 충분, 팀 플레이 어긋나면 같이 안간다"
[스포티비뉴스=대전, 윤욱재 기자] "남들은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종운 감독대행 체제로 새롭게 거듭난 롯데가 과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종운 감독대행은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남은 시즌 각오와 선수단에 전한 메시지 등을 밝혔다.
래리 서튼 전 롯데 감독은 27일 사직 SSG전을 어지럼증으로 인해 결장한 뒤 경기 종료 후 구단에 사퇴 의사를 전했다. 롯데는 28일 오전까지 심사숙고를 했고 서튼 전 감독의 의중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더불어 이종운 수석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나도 조금 당황스러웠다. (감독대행 제의를 받고) 여러가지로 생각이 많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다. 선수들이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는 이종운 감독대행은 "남들은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책임감을 느낄 것이다. (서튼) 감독님이 물러난 상황이라 선수들도 무겁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운 감독대행은 전날(28일) 롯데를 떠나는 서튼 전 감독에게 "죄송하다. 내가 잘 모시지 못하고 보필을 잘 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는 말로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죄송하다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었다. 감독님이 '마무리를 잘 해달라'고 말씀하시는데 더욱 미안하더라"고 밝힌 이종운 감독대행. 롯데 프런트에서는 "팀을 잘 추스려서 경기해달라"고 주문했다고.
선수들에게 남긴 메시지도 분명했다. 이종운 감독대행은 선수단 미팅을 열고 "감독님 혼자 짊어질 부분이 아니다. 모두 책임이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두 잘 알 것이다. 응원해주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좋은 모습으로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자"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종운 감독대행은 2015년 롯데 사령탑을 지냈던 인물. 앞서 감독으로 한 시즌을 지휘했던 경력이 있기 때문에 팀을 잘 추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그러나 이종운 감독대행은 "내가 초보 감독이었던 시절에서 벌써 많은 시간이 지났다. 지금은 그보다 연패를 끊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다. 현재로선 앞서 감독을 해본 것은 의미가 없는 것 같다"라고 감독직 경험을 앞세우기보다 연패 탈출이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것에 집중할 것임을 말했다.
롯데는 지금 7연패 수렁에 빠져 있다. 롯데가 지난 17일 사직 SSG전에서 15-4로 대승을 거두면서 3연전을 스윕할 때만 해도 6위로 올라서고 5위 KIA를 0.5경기차로 추격해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이 되살아나는 듯 했으나 18~20일 고척 키움 3연전을 모두 패한 것을 시작으로 24일 잠실 LG전에서 1-3으로 석패한 뒤 25~27일 사직 KT 3연전 역시 모두 패하면서 가을야구 탈락의 위기에 놓여 있다. 현재 50승 58패로 7위에 랭크된 롯데는 5위 KIA에 5경기차로 뒤져 있다.
이종운 감독대행은 롯데 팬들을 위해서라도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팬들께서 성적이 안 좋으면 질책도 많이 하시지만 박수치고 응원해주시는 모습을 보니까 우리가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선수들이 더 느낄 것이다"라는 이종운 감독대행은 "만약 이를 느끼지 않으면 프로 선수로서 자격이 없다고 본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팀 플레이에서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예외를 두지 않고 남은 기간에 같이 가지 않겠다'고 분명히 이야기를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종운 감독대행은 남은 시즌 키플레이어로 베테랑 선수들을 꼽았다. "키플레이어는 전준우, 안치홍, 정훈 등 중심에 있는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 그 선수들이 앞장서서 해줄 필요가 있다"는 이종운 감독대행은 "이럴 때 베테랑들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베테랑이라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남은 시즌에 수석코치 자리는 공석으로 놔둔다. 이종운 감독대행은 "내가 수석코치를 하면서 다른 코치들과 벤치에서 함께 했기 때문에 수석코치를 따로 누가 맡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화와의 맞대결은 우천으로 인해 취소됐다. 이날 취소된 경기는 추후 편성된다. 롯데는 30일 대전 한화전 선발투수로 외국인투수 찰리 반즈를 그대로 예고했다.
올 시즌 23경기에 등판, 126이닝을 던져 9승 7패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하고 있는 반즈는 특히 후반기에만 4승 1패 평균자책점 1.66으로 특급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한화전 성적은 1승 평균자책점 3.31. 반즈의 최근 한화전 등판은 지난달 6일 대전 한화전이었다. 당시 6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한 반즈는 승리투수에 이름을 올리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비로 인해 하루 미뤄진 이종운 감독대행 체제의 출발. 과연 롯데가 30일에는 새로운 체제 속에서 7연패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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