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의 민족정신 담은 잡지 '유심'…100여년 만에 재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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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 한용운(1879~1944)이 만들었던 문예지 <유심>이 일제 탄압으로 발행 중단된 지 100여년 만에 다시 독자들을 만난다.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29일 서울 종로구의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만해의 민족의식과 자유 평등사상을 계승하고, 수행자이자 시조시인이었던 무산 스님의 상생과 화합의 정신을 이어받아 <유심>을 재창간한다"고 밝혔다.
<유심>은 만해가 1918년 9월 1일 서울 종로구 계동에서 창간한 종합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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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 한용운(1879~1944)이 만들었던 문예지 <유심>이 일제 탄압으로 발행 중단된 지 100여년 만에 다시 독자들을 만난다.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29일 서울 종로구의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만해의 민족의식과 자유 평등사상을 계승하고, 수행자이자 시조시인이었던 무산 스님의 상생과 화합의 정신을 이어받아 <유심>을 재창간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권영민 이사장과 신달자·이숭원·신철규 편집위원을 비롯해 이근배·유자효·최동호 시인 등이 참석했다,
<유심>은 오는 9월 가을호를 시작으로 계간지 형태로 발행된다. <유심> 복간을 주도한 이사장(서울대 명예교수)은 "세상은 각박해지고 삶은 피폐해지고 있다"며 "이런 시대에서 인간성을 회복하려면 깊은 문학정신이 필요하다"며 재창간 취지를 설명했다.
<유심>은 만해가 1918년 9월 1일 서울 종로구 계동에서 창간한 종합지다. 같은 해 12월 통권 3호까지 출간되다가 이듬해 3·1운동에 대한 일제의 탄압으로 발행이 중단됐다. 2001년 무산 스님(1932~2018)에 의해 복간됐지만, 재단 사정에 의해 2015년 말 폐간됐다.
이번에 '복간'이 아닌 '재창간'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통상 복간은 중단됐다가 다시 발행함을, 재창간은 폐간된 잡지를 다시 만드는 행위를 뜻한다. 재단은 만해의 창간 취지를 계승하는 의미로 그가 잡지를 만들었던 종로에서, 비슷한 날짜에 재창간 소식을 알렸다. 재창간호는 오는 9월 1일에 공식 출간된다.
새롭게 돌아온 <유심>의 주요 수록작은 '시조'와 '시'다. 이번 재창간호에는 구중서 시인 등이 쓴 신작 시조 15편과 신작 시 45편이 수록됐다. 권 이사장은 "만해 사상 선양을 위해 애쓰셨던 무산 스님은 시인으로서 한국 시조 발전에 기여하셨다"며 "무산의 뜻을 이어 시인들에게 신작 발표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했다.
초대 문인으로는 문태준 시인이 선정됐다. 문 시인은 1993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뒤 유심작품상,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그는 이번 가을호에 '뒷집'을 비롯한 7편의 신작 시와 한 편의 에세이를 기고했다.
<유심> 재창간을 계기로 재단에서 운영하는 문학상을 확장한다. 내년부터 제정되는 '무산상'은 문학·예술·문화일반 등 세 개 분야에서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50·60대 중진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시상할 예정이다. 기존의 '유심작품상'은 30·40대 젊은 문학인들의 창작활동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재창간을 기념한 문학 축제도 열린다. 재단은 다음달 23일 서울 성북구 무산선원에서 전통차문화축제와 시 낭송회, 음악회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는 유자효 이종문 김승희 시인 등 <유심> 재창간호 수록 작가들이 참여해 작품을 낭송할 예정이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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