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벼랑 끝 영세업체의 중대재해법 적용 유예해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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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부터 전 사업장에 적용될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 규제에 대한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해 1월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된 중대재해법은 내년 1월 27일부턴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된다.
실제 법이 시행된 지난해 50인 이상 사업장의 중대재해 사망자는 더 늘었다.
중대재해법 이후 업계는 안전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재해예측 관리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대응책을 쏟아냈는데도 이런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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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은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고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영자에게 1년 이상 징역 등의 처벌을 가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법의 취지는 모르는 바가 아니다. 국내 산재 사망사고는 20여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상위였다. 만연된 안전 불감증, 미흡했던 사전 예방조치가 사고 원인이었다.
근로자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것은 사업주와 정부의 의무다. 하지만 더 센 경영자 처벌에만 초점을 맞춘 재해법은 사고를 줄이기는커녕 혼란만 부추겼다. 실제 법이 시행된 지난해 50인 이상 사업장의 중대재해 사망자는 더 늘었다. 올 들어서도 비슷하다. 상반기 건설현장 사망자는 지난해 동기 대비 10명이 더 많다. 중대재해법 이후 업계는 안전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재해예측 관리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대응책을 쏟아냈는데도 이런 결과였다. 처벌은 피하고 보자며 매뉴얼에 나온 조치에만 매달리는 기업이 늘면서 컨설팅하는 로펌만 득을 봤다.
법의 실효성을 따져 모호한 조항들을 대거 손질하는 것부터 먼저 할 일이라고 본다. 이대로 내년부터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법 적용 대상이 될 경우 업계 주장대로 문 닫는 기업이 속출할 수 있다. 영세사업장의 경우 대표가 구속되면 이를 수습할 수가 없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50인 미만 사업장 중 41%가 내년 1월까지 중대재해법 준비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한다. 50인 이상 사업장도 34%의 경우 법을 못 지키는 실정이다. 법은 있는데 취지도 못 살리고, 잘 지켜지지도 않으면서 적용대상만 늘린다면 누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겠는가. 우리 사회 전반에 안전의식을 높이는 것도 절실하지만 법 시행에 1~2년 유예기간을 둬서 숨통을 터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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