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인의 `樂樂한 콘텐츠`] 작은 도서관에서 펼쳐지는 무대… 20분, 짧은 순간을 장악한다
사옥 도서관 배경 삼아 김창완 밴드로 '첫 무대'
TDK 론칭쇼케이스… 소규모 아티스트 공연도
숏폼·미드폼 집중 공략 브랜드 '스튜디오X+U'
오리지널 드라마 등 콘텐츠 창작 이어나갈 듯
Tiny Desk Korea
"타이니 데스크 '한국판'의 첫 곡이 '아리랑'이라니 소름이 돋아요.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김창완 밴드의 연주가 심금을 울리네요."
"한국 아티스트들의 라이브를 들을 수 있다니, 다음 순서들도 기대가 돼요."
지난 25일 음악 애호가들의 기대를 모은 '타이니 데스크 코리아(Tiny Desk Korea, TDK)'의 첫 무대가 방영됐다. 한국 대표 록밴드 산울림의 정신을 계승한 김창완 밴드가 주인공이다. 그는 타이니 데스크의 특징인 작은 무대에서 아리랑을 시작으로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동화의 성', '모자와 스파게티', '너의 의미'를 선보였다. 이례적으로 앙코르곡까지 부르며 무대를 즐긴 김창완 밴드의 공연은 현재 유튜브에서 조회수 6만7000회를 기록하고 있다.
◇ 장윤주도 찾았다…한국판 타이니 데스크 기념 쇼케이스에 300명 몰려
지난 26일 찾은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 인근에는 TDK 론칭을 기념하는 쇼케이스가 열렸다. 'TINY BUT NOT SO TINY(작지만, 그리 작지만은 않은)'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붙은 2층 건물에서 공연장 곳곳에는 은박 재질로 제작된 포스터가 붙었다. TDK 론칭을 기념한 쇼케이스 무대는 소규모 공연에 적합한 거울과 TDK 세트장을 모티브로 구성됐다. 쇼케이스에는 약 300명의 인파가 모인 가운데 Minje, 구민현 등 DJ들과 함께 이센스, 나잠수, 효도앤베이스 등 아티스트 공연이 열렸다.
공연 전 행사장 곳곳에서 음악을 주제로 한 이벤트가 진행돼 참여 열기도 높았다. 행사장에 마련된 키오스크 버튼을 누르면 '쇼케이스 끝나고 집에 가면서 듣기 좋은 음악 20', 'TDK 출연 아티스트 음악 15',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 조회수 톱 20' 등 플레이리스트가 적힌 영수증이 출력된다. TDK에서 보고 싶은 아티스트를 응모할 수 있는 코너에서는 K팝, 인디 등 한국 대중가요 가수부터 재즈, 힙합, 클래식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아티스트들이 등장했다.
행사장에는 모델 겸 가수 장윤주도 모습을 드러냈다. 행사 주최 측이 초대하지 않았는데 친구의 권유로 행사장을 함께 찾았다는 장윤주는 "평소에 음악을 워낙 좋아해 TDK의 진정성을 보기 위해 직접 찾았다"며 "유튜브로만 공연을 보다 오랜만에 라이브 공연을 즐기니 새롭다. 오래가는 콘텐츠가 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첫 공연을 마친 나잠수는 "타이니 데스크만의 강점이 있는데 한국에도 생겼다고 하니 반갑다"며 "아티스트들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LGU+, 美 NPR 간판 프로그램 공식 라이선스 확보…용산 사옥서 공연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는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 간판 프로그램인 라이브 공연 콘텐츠다. 초대받은 뮤지션들이 프로그램의 메인 프로듀서인 밥 보이렌의 책상에서 최소한의 음향 장비와 악기로 공연을 펼치는 형식이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822만명, 누적 조회수 약 26억뷰를 기록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프로그램이다. 두아 리파, 아델, 테일러 스위프트 등 1300여명이 넘는 유명 뮤지션이 출연했고, BTS, 박재범 등 한국 뮤지션들도 무대에 올라 주목받기도 했다.
LG유플러스가 세계 최초로 공식 라이선스를 확보해 한국에서 TDK(타이니 데스크 코리아)로 재탄생했다. 오리지널 시리즈의 형식을 유지하면서도 우리나라만의 차별화된 콘셉트를 반영해 LG유플러스 용산사옥의 도서관을 배경으로 라이브 공연을 펼친다. 김창완 밴드에 이어 BTS 멤버 '뷔(V·김태형)', 선우정아, 윤석철 트리오, 권진아 등의 무대가 공개를 앞두고 있다.
◇ "LG가 음악 콘텐츠 한다니 신기해해"…'스튜디오 X+U', 라이선스 확보 활약
LG유플러스의 콘텐츠 전문 '스튜디오 X+U'는 타이니 데스크의 라이선스를 확보하기 위해 종횡무진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3월부터 라이선스 확보를 위해 NPR 측과 컨택하고 직접 미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쇼케이스 현장에서 만난 이상진 LG유플러스 스튜디오X+U 콘텐츠IP사업담당(상무)은 "유명 공연 콘텐츠인 만큼 비즈니스 기회를 요청하는 회사가 많았지만, 포맷을 그대로 활용해 'SNL 코리아'와 같은 콘셉트로 하겠다고 제안한 것은 처음이었다. 해외에서 가전 기업으로 알려진 LG가 음악 사업에 관심을 둔다니 신기해하더라"며 "음악을 본질로 팬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중요함을 이해하고 타이니 데스크의 철학을 100% 이어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TDK가 음악을 소개하고 아티스트의 새 콘셉트와 철학을 소개하는 하나의 장이 되면 좋겠다"며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 가끔이라도 들어와 다양한 음악을 들어보는 공간으로 자리잡고, 하나의 브랜드로 성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중적으로 열려있는 LG유플러스의 사옥 도서관을 무대로 삼은 것도 이 같은 철학을 바탕으로 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도서관 리모델링도 했지만, 음악에 대한 부분이 고려되지 않은 공간이라 고민이 있었다. 인이어(in-eart) 이어폰도 없이 순수하게 음악으로만 승부를 보는 TDK 무대가 오히려 아티스트뿐 아니라 음악 엔지니어들에게도 음악의 본연으로 돌아가는 재미를 준다.
◇ 지난해 출범한 '스튜디오X+U', 숏폼·미디폼 집중 공략
스튜디오 X+U는 LG유플러스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콘텐츠 전문 브랜드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기획·제작·연출·유통·공급망 제휴까지 콘텐츠 전반을 아우르는 조직이다. 이 과정에서 콘텐츠 전문 인재를 대거 영업했는데, CJ ENM 출신 이덕재 전무가 CCO(최고콘텐츠책임자)를 맡았다. 이 상무 또한 CJ ENM과 하이브 등을 거쳐 3년 전에 LG유플러스에 합류했다. 스튜디오 X+U는 숏폼·미드폼 콘텐츠 창작에 집중한다. 타이니 데스크 또한 3~4곡 공연으로 15분~20분 분량으로 방영해 숏폼 시대를 주도하는 콘텐츠이기도 하다. TDK 외에도 첫 프로젝트로는 LG트윈스 풀시즌 다큐멘터리인 티빙 오리지널 '아워게임'을 제작했다. 이어 여성 토크쇼 예능 '내편하자', 여행 리얼리티 '집에 있을걸 그랬어', 펫테리어 예능 '펫대로 하우스', 아이돌 버라이어티 '교양있高' 등을 선보였다. 디저트 입문기를 담은 먹방 예능부터 썸 타는 남녀의 이야기를 음성으로 듣는 오디오 드라마, 여행을 가본 적 없는 MZ남매 조나단과 파트리샤가 여행을 떠나는 내용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앞으로 LG유플러스의 첫 오리지널 드라마 하이틴 스릴러 '하이쿠키'와 '밤이 되었습니다'도 공개한다. 이 상무는 "콘텐츠로 성과를 내면 스노우볼 효과처럼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원천 IP 확보와 콘텐츠 제휴 등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글=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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