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COMPANY] 압도적 `OLED 원조 기술력`… 프리미엄 완성차 러브콜 쇄도
유기발광층 2개층… 화면밝기 2배·수명 4배 UP
벤츠 S클래스 라인업 차량용에 P-OLED 공급
제네시스 'GV80' 운전석 계기판 27인치 OLED
LG디스플레이가 모빌리티 영역에서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진영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 2019년 북미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인 캐딜락에 처음으로 차량용 OLED를 공급한 지 4년만에 북미, 유럽, 한국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 9곳을 고객으로 확보한 것이다.
29일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캐딜락과 메르세데스-벤츠 프리미엄 라인에 OLED 패널을 공급 중이며,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에도 올해 말부터 해당 패널이 사용될 예정이다. 이외에 제너럴모터스(GM), 포르셰, 재규어, 랜드로버, 볼보, 루시드 등 6개 완성차 업체도 OLED 패널을 탑재한 차를 개발 중에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와의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와는 2004년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20년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20년 S클래스를 시작으로 전기차 EQS, EQE 등 프리미엄 라인업을 중심으로 차량용 P(플라스틱)-OLED를 공급해 왔다.
LG디스플레이의 P-OLED가 적용된 메르세데스-벤츠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 하이퍼스크린'은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이어지는 곡선의 디스플레이로 뛰어난 실내 디자인을 완성하고, 직관적인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해 그 혁신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24일에는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이사회 의장이 LG디스플레이의 마곡 연구소를 방문했다. 그는 1박 2일이라는 짧은 방한 기간에도 LG디스플레이에 방문하며 양사의 공고한 협력 관계를 보여줬다.
칼레니우스 의장은 권봉석 ㈜LG 부회장과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을 만나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차량용 OLED 등을 살펴보고,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관련 협업을 긴밀히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플래그십 브랜드 제네시스도 올해부터 LG디스플레이의 OLED를 탑재할 예정이다. 올 연말 출시될 2024년형 GV80은 운전석 계기판에 27인치 OLED를 적용할 예정이며,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단독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현대차 전 라인업을 통 틀어 차량용 디스플레이 중 가장 핵심인 운전석 계기판에 OLED가 탑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GV80을 시작으로 향후 출시되는 제네시스 라인업에 OLED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탠덤' 기술력으로 더 밝고 더 오래 가는 디스플레이 가능=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05년 정보 안내 디스플레이(CID) 생산을 시작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 진출했다. 사업 진출 당시만 해도 이 시장은 일본 등 해외 업체가 주도하고 있었지만, LG디스플레이는 차별화된 기술력과 철저한 품질 관리,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앞세워 부가가치가 높은 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집중 공략해 왔다.
LG디스플레이는 2018년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10인치 이상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는 약 20%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차량용 OLED는 LG디스플레이가 지난 2019년 업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LCD 대비 화질과 시야각이 뛰어나면서 전력 소모가 적고, 얇고 가벼워 자연스러운 곡선 구현이 가능한 OLED의 장점 때문에 자동차에서도 LCD에서 OLED로의 트렌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업계 최초로 개발한 '탠덤 OLED' 기술을 앞세워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기술은 유기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는 '투 스택' OLED 기술을 적용한 방식이다. 기존 1개 층 대비 전체 두께는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유기발광층이 한 층 추가 배치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기존 화면 대비 화면 밝기는 2배, 수명은 4배 향상되는 OLED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탠덤 OLED가 사용시간이 스마트폰이나 TV보다 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에 더욱 적합한 방식으로 평가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탠덤 OLED 소자를 부드러운 플라스틱 기판에 결합한 것이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P-OLED다. 이 제품은 LCD 대비 소비전력을 60% 줄이고, 무게는 80%나 저감해 전기차 시대에도 최적이다. OLED의 뛰어난 화질을 유지하는 동시에 플라스틱 기판의 얇고 유연한 특징을 기반으로 디자인 차별화도 가능하다. 유해물질 사용도 최소화해 업계 최초로 글로벌 검사·인증기관 SGS로부터 친환경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안전 규격과 밝기, 터치 등 기본 성능 기준이 모바일용 등 일반 디스플레이보다 훨씬 높고 엄격한 품질이 요구되는 만큼 시장 선점이 매우 중요한 분야로 평가받는다.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차량용 OLED는 영하 40도의 혹한과 영상 90도의 초고온에서도 정상 작동할 만큼 내구성 품질을 인정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난이도가 높은 사업임에도 LG디스플레이가 차량용 디스플레이, 특히 차량용 OLED에 주목하는 이유는 높은 성장세에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차량용 디스플레이 출하량은 2023년 약 2억대에서 매년 성장해 2027년에는 2억370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같은 기간 차량용 OLED는 148만대에서 917만대로 연평균 40% 이상 고성장이 예상된다. 시장 규모도 2023년 4억8200만달러에서 연평균 30% 이상 성장해 2027년에는 21억79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물동과 가격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수주형 사업'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가고자 하는 LG디스플레이의 사업 전략과도 연관이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등 수주형 사업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LG디스플레이 매출 중 수주형 사업의 비중은 올해 40%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2026년까지 해당 분야의 비중을 전체의 7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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